▲ 김범준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책임연구원
‘노후준비 어떻게 하십니까?’라는 물음에 명확하게 현재의 준비상황과 앞으로의 계획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노후’란 아직 경험하지 못한 시간이며, 개인의 생활 방식에 따라 준비해야 할 노후자금 또한 천차만별이다.

게다가, 여러 금융기관에서 발표하는 예상 노후준비금액은 10억원을 훌쩍 넘기도 한다. 직장인을 비롯하여 일반인이 준비하기에는 터무니 없이 높은 금액이다. 그러나 이 금액은 60세 이후 나이가 들수록 소비가 줄어든다는 것을 반영하지 않은 ‘희망예상금액’이다. 그러니 준비하기도 전에 포기할 필요는 없다. 연령별 구분 없는 예상수치로 집계한 금액이 아닌 현재 은퇴 후 ‘실제 지출되는 금액’을 기준으로 알아본다면 보다 현실적으로 노후준비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100세시대연구소에서 실제 노후에 필요한 자금은 얼마인지 계산해 보았다. 60세에 은퇴하여 100세까지 산다고 가정했을 때 실제 지출되는 생활비를 바탕으로 분석한 연령대별 필요생활비는 60대가 월 196만원, 70대는 123만원, 80대는 77만원, 90대는 49만원으로 산출되었다. 이를 총 합산하면 약 5억3000만원이다. 여기에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등 기본적인 노후보장제도의 평균금액을 차감하면 약 3억5000만원으로 줄어든다.

이처럼 막연하던 노후준비금액을 실제 생활비를 바탕으로 구체화 한 후 연령대별로 은퇴시점을 고려하여 계획을 세운다면 뜬구름 잡는 식의 노후준비가 아닌 실천 가능한 계획을 세울 수 있다. 그야말로 미래를 알고 노후를 대비하는 ‘Know-後’인 것이다. 먼저 ‘Know-後’를 잘하기 위한 노후준비금을 매월 얼마나 저축해야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이를 위한, 첫 번째 방법은 현재 ‘월 투자금액’의 정확한 파악이다. 30대(35세), 40대(45세), 50대(55세)를 기준으로 평균적인 노후준비금 3억5000만원을 만들기 위해서 연령대별로 은퇴시기까지 남아 있는 기간을 고려한다면 30대는 월 89만원, 40대는 114만원, 50대는 204만원을 매월 노후준비금으로 저축해야 한다.

30대의 경우 은퇴시점이 40, 50대와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많이 남았기 때문에 월 준비금액이 적은 것이다. 이때, 금융투자상품으로 운용하며 매년 물가상승률을 뛰어 넘는 수익이 낸다면 목표금액 달성 시기를 앞당길 수도 있다. 두 번째는 ‘실천계획’을 현실적으로 세우는 것이다. 30대의 경우 결혼 및 전세자금 마련에 있어서 무리한 대출은 지양해야 한다. 대출이자로 지출되는 금액을 최대한 줄이고, 투자금액을 늘려야 한다.

   
▲60세에 은퇴하여 100세까지 산다고 가정했을 때 실제 지출되는 생활비를 바탕으로 분석한 연령대별 필요생활비는 60대가 월 196만원, 70대는 123만원, 80대는 77만원, 90대는 49만원으로 산출되었다./사진=연합뉴스

40대의 경우에는 내 집 마련과 자녀 사교육비 등에 대한 지출을 계획적으로 해야 한다. 본격적인 노후 준비금의 증가가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50대의 경우에는 시간이 없다. 우선 현재 자신의 3대연금(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의 금액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다. 수입이 끊길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과 연금수령시기를 디자인해야 한다.

국민연금의 경우 조기수령 등이 가능하니 상황에 맞게 연금을 활용해야 한다. 만일, 본인 소유의 주택이 있다면 다운사이징을 통한 유동자금 확보를 고려해야 한다. 그래도 부족하다면 은퇴 이후 제4의 연금인 ‘주택연금’으로 보유주택을 전환하여, 부족한 노후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는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

노후준비는 시작 시기는 소득이 발생하는 시점부터 하는 것이 제일 바람직하다. 방법은 손자병법의 ‘먼저 이기고 싸운다(선승이후구전, 先勝而後求戰)’는 말처럼 은퇴 이후 삶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과 실천 계획의 설정으로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 노후준비의 시작은 ‘know-後’ 이다. [글 / 김범준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