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밤 미 핵잠 겨냥 570㎞ 비행 SRBM 쏜 뒤 18일 아침 ICBM 발사
전문가 “단거리부터 발사해 기만행동 보이면서 대미 무력시위 지속 예고”
25일만 탄도미사일 도발…“5개월만 고체연료 ICBM 화성-18형 3차 발사”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17일과 18일 이틀연속 단거리와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쏘면서 무력시위에 나섰다. 한미가 16일 핵협의그룹(NCG)을 열고 내년부터 핵훈련을 하기로 합의한 것에 대한 반발이다. 

북한은 먼저 17일 밤 10시 38분경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1발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 SRBM이 약 570㎞ 비행한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밝혔다. 이번 탄도미사일 사거리를 볼 때 같은 날 오전 부산기지에 입항한 미국 핵추진잠수함 미주리함(SSN-780)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북한은 다음날인 18일 오전 8시 24분경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햇다. 고각으로 발사된 이번 ICBM은 1000㎞를 비행해서 동해상에 탄착했다. 이는 한미가 내년부터 핵훈련을 실시하기로 합의한 NCG에 반발하는 성격을 가진다.

북한은 SRBM 발사 직후 국방성 대변인 담화를 내고 한미 NCG를 직접 비난했다. 북한은 “한미가 핵전략 계획 및 운용에 관한 지침과 확장억제체제의 구축을 완성하며 내년 8월 을지프리덤쉴드 대규모 합동군사연습 기간에 핵작전 연습 시행을 공개했다”면서 “이는 유사 시 우리에 대한 핵무기 사용을 기정사실화하고 그 실행을 위한 작전 절차를 실전에서 검토하려는 노골적인 핵대결 선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우리에 대한 적대세력들의 그 어떤 무력사용 기도도 선제적이고 괴멸적인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2차 한미 NCG를 주최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워싱턴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년 중반기까지 한미가 북핵 대응지침을 완성하기로 했으며, 내년부터 실시되는 한미 연합훈련에 핵작전 시나리오를 포함시킨 훈련을 할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다.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김덕훈·조용원·최룡해 등 정치국 상무위원 등과 함께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12주기(12.17)를 맞아 16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17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2023.12.17./사진=뉴스1

북한의 이번 도발은 기만행동을 포함하는 한편, 내년 고강도 대미 무력사위를 예고했다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나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의 이번 도발은 한미 NCG 직후라는 점에서 강대강 맞대응 의지를 보여주면서 한반도 문제의 군사적 주도권은 북한에 있다는 점을 과시하려는 것”이라며 “미 핵잠이 한반도를 떠나는 직후까지 무력시위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2024년도에는 고강도 대미 무력사위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내년 미국 대선 기간 북한 문제를 이슈로 부각시키기 위해 2기 정도의 정찰위성 발사, 고체연료 중거리미사일 발사, 정상 각도의 ICBM 발사, 핵공격전술잠수함 ‘김근옥함’의 SLBM 발사 등이 예상된다”고 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단거리탄도미사일부터 쏜 뒤 안심시켜놓고 연속으로 ICBM을 쏜 것은 기만행동일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평가하고, “지금 북한은 동계훈련기간이고(12.1~3.) 내년 3월이면 한미훈련도 시작되는 만큼 북한의 도발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김 교수는 “북한이 이번에 쏜 ICBM은 고체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화성-18형일 가능성이 높다. 지난 4월과 7월에 이어 이번에 3차 발사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대진 원주 한라대 교수는 북한의 이번 도발에 대해 “대외적으로 한미 NCG와 핵작전연습 합의에 대한 맞대응이자 대내적으로 연말 전원회의를 앞두고 내부결속용 성격을 갖는다”면서 “북한은 신년 초에도 지속적으로 도발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다만) 12월 워싱턴 정가도 크리스마스 연휴인 만큼 북한도 연말 전원회의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의 ICBM 도발은 5개월만으로 가장 최근 ICBM 시험발사는 지난 7월 북한 스스로 ‘신형 고체연료 ICBM’이라고 밝힌 화성-18형이다. 이는 고체연료 ICBM으로 액체연료 주입 절차가 필요없어 기습 발사가 가능하다. 또한 북한이 탄도미사일 도발에 나선 것은 지난 11월 22일 이후 25일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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