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아직 메이저리그(MLB) 생활을 시작도 안했는데, 벌써 내년도 '올 MLB 팀' 후보로 거론됐다. 이정후에 대한 MLB 측의 관심과 기대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사이트 MLB닷컴은 18일(한국시간) '2024년 올 MLB 팀에 뽑힐 만한 잠재적 후보 10명'이라는 타이틀의 기사를 게재했다. 여기에 이정후가 포함됐다.

   
▲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 데뷔를 앞둔 이정후가 다음 시즌 '올 MLB 팀'의 잠재적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혔다.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SNS


이정후가 이제 갓 샌프란시스코와 계약한 2024시즌 메이저리그 '예비 신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올 MLB 팀(ALL-MLB Team)’은 한 해 동안 메이저리그 포지션 별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선수들을 연말에 선정한다. 2019년부터 제정됐으며,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 구분 없이 시즌 성적을 바탕으로 후보를 추려 팬 투표 50%와 전문가 투표 50%를 합산해 최종 명단이 발표된다. 시즌 도중 인기 위주로 뽑는 올스타와는 성격이 다르다. 투표 결과 각 포지션별 1위 선수들로 '퍼스트 팀', 차점자들로 '세컨드 팀'이 구성된다.

올해의 경우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올 MLB 팀 2루수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아쉽게 뽑히지는 못했다.

MLB닷컴은 "샌프란시스코가 6년 1억1300만달러에 계약했지만 이정후가 빅리그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이 한국의 야구 스타는 타석에서 몇 가지 우려할 만한 모습을 보였다"며 "땅볼 비율이 거의 60%에 이르고, 2023시즌에는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장타율은 2022년(0.575)과 비교해 2023년(0.455) 0.120이나 내려갔다"고 이정후데 대해 우려스러운 점부터 짚었다.

   
▲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 입단 기자회견에서 밝은 표정으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SNS


그렇지만 MLB닷컴은 "이정후는 매우 뛰어난 컨택 능력과 스피드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바람의 손자'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야구 혈통의 보유자다. 이정후의 타구는 전 방향으로 향해 외야가 넓고 깊은 오라클 파크(샌프란시스코 홈구장)에서 유리한 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이정후의 타격과 스피드를 높이 사면서 "나이가 고작 25살이고, 중견수 위치에서 훌륭한 수비력을 뽐내는 선수"라며 젊고 수비력까지 갖춘 점을 강조했다. 

아직 메이저리그 데뷔도 하지 않은 이정후를 올 MLB 팀 외야수 부문 잠재적 후보자로 꼽은 데는 이런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또한 MLB닷컴은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 입단식 기자회견에서 "개막전부터 팬들이 내 기량에 깊은 인상을 받을 것"이라고 말한 것을 예로 들며 자신감을 장착한 이정후가 기대에 부응하는 활약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이정후는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 신청을 했을 때부터 메이저리그 많은 구단의 관심을 받았고, 치열한 영입 경쟁이 벌어져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1억13000만달러의 고액 계약을 이끌어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이정후와 계약 후 성대한 입단식을 열어주고 공식 SNS를 이정후 관련 게시물로 도배하다시피 하며 이정후 띄우기에 나섰다.

   
▲ 이정후가 자신의 홈구장이 된 오라클 파크에서 입단 기념 사진을 찍었다.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SNS


이런 분위기 속 MLB닷컴은 이정후를 2004년 올 MLB 팀 후보에 포함시키며 메이저리그 첫 시즌부터 성공할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이정후는 자신이 말했던 것처럼 실력을 보여주는 일만 남았다.

한편, 10명의 후보에는 이정후처럼 포스팅을 신청하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둔 일본인 좌완 투수 이마나가 쇼타(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도 포함됐다.   

그 외에 바비 위트 주니어(유격수, 캔자스시티 로열스), 로이스 루이스(3루수, 미네소타 트윈스), 스펜서 스티어(내야수/외야수, 신시내티 레즈), 에반 카터(외야수, 텍사스 레인저스), 놀란 존스(외야수, 콜로라도 로키스), 야이너 디아즈(포수, 휴스턴 애스트로스), 폴 스케네스(투수,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조지 커비(투수, 시애틀 매리너스)가 내년 올 MLB 팀 잠재적 후보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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