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입국장으로 들어설 때 카트에 실린 백에는 샌프란시스코(SF) 로고가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한 부푼 꿈을 안고 미국으로 건너갔던 이정후가 돌아올 때는 이렇게 당당히 '샌프란시스코맨'이 되어 있었다.

샌프란시스코와 계약하고 입단식까지 마친 이정후가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정후는 6년 총액 1억1300만달러(약 1474억원)라는 초대박 계약을 하고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었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거액 계약을 성사시킨데다 이제는 메이저리거까지 돼 이정후에 대한 관심은 더욱 치솟았다. 공항에는 많은 팬들과 취재진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다.

귀국 직후 공항에서 기자회견 자리를 가진 이정후는 처음 샌프란시스코의 제시액을 들었을 때 "다리에 힘이 풀렸다"고 말해 자신도 예상 못했던 높은 금액에 놀랐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부모님에 대한 감사, 메이저리거가 되고 오라클 파크(샌프란시스코 홈구장)를 처음 방문한 소감 등을 밝힌 이정후는 역시 이번에 초대형 계약(10년 7억달러)을 하고 LA 다저스에 입단한 오타니 쇼헤이 관련 질문을 받았다. 샌프란시스코와 다저스는 같은 지구(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소속이기 때문에 이정후와 오타니의 한일 스타 맞대결은 벌써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이정후는 "오타니와 비교는 솔직히 말이 안 된다. 나는 오타니와 견줄 만한 선수가 아니다. 오타니는 전세계적으로 야구를 가장 잘하는 선수고 난 이제 시작하는 단계다. 계약 금액도 비교가 안 된다"고 손사래를 쳤다. 오타니와 맞대결을 하더라도 의식하지 않고 부담없이 자신의 플레이에만 집중하겠다는 것.

이정후는 홈구장 오라클파크에서 꼭 스플래시 히트(오라클 파크의 우측 담장 너머 맥코비만 바다로 공을 날려보내는 장외 홈런)를 쳐보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샌프란시스코에선 스플래시 히트가 유명하다고 하니까 그건 꼭 이뤄보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이정후는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선배가 메이저리그에서 잘 해준 덕을 봤다며 자신도 잘 해서 한국야구에 대한 좋은 인식을 남길테니 후배들도 목표를 크게 갖고 도전하기를 바란다는 조언도 했다.

착실하게 메이저리그 첫 시즌 준비를 하겠다고 한 이정후는 팬들에게는 "7년 동안 감사했다. 한국에서 받은 응원을 잊지 않고 미국에서도 열심히 하겠다"며 계속 응원해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