획정위, 서울48·인천14·경기58석으로…120석 초접전 '확전 양상'
2020 총선 당시와 현 한국갤럽 여론조사 비교해 보니…판세 '불투명'
대통령 지지율만 유사, 정당 지지도 전혀 달라 속단하기 일러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내년도 4월에 시행되는 제22대 총선까지 단 109일 남았다. 여야가 국민의 선택을 받기 위해 전력 질주해야 할 시점이다. 이번 총선에서 집권여당인 국민의힘과 국회 과반수를 장악한 더불어민주당이 맞붙는 가운데, 다수당을 누가 차지할지 주목된다.

2020년 제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사태에 대한 대처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독보적인 지지율에 힘입어, 비례대표와 지역구를 합쳐 180석을 가져가는 기염을 토했다. 당시 민주당은 지역구 253석 중 119석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수도권을 석권하면서 압승했다.

이번 총선에서도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판세가 전체의 승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지난 5일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획정위)는 선거구 획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 획정안에 따르면 수도권 각 지역구 배분은 서울 48석(1석↓), 인천 14석(1석↑), 경기 58석(1석↑)으로 도합 120석이다. 지난 21대 총선에 이어 이번 22대 총선에서도 수도권 각지에서 5%p 내의 초접전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본보는 국내 대표적인 여론조사기관인 한국갤럽조사연구소(한국갤럽)의 2020년 4월 둘째주 총선 당시 여론조사1)와 가장 최근인 2023년 12월 둘째주 여론조사2)의 비교 분석을 통해, 수도권 판세를 가늠해 보았다.

현 다수당인 민주당을 기준으로 수도권 지역의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평가-부정평가'(지지율)를 살펴보면, 2020년 4월과 현재 추세는 유사하다.

2020년 4월 당시 민주당측 문재인 전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지지율)은 서울 58%, 인천경기 60%였다. 부정평가는 서울 34%, 인천경기 31%에 불과했다. 더블스코어에 가까운 격차다.

반면 이달 둘째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측 윤석열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부정평가는 서울-인천경기 모두 62%다. 긍정평가(지지율)은 서울 29%, 인천경기 32%다. 역시 더블스코어다.

민주당 기준으로 손바닥을 뒤집어 보면, 지난 21대 총선 당시 대통령 지지율과 현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은 (민주당이 압승하는 방향으로) 같은 추세에 놓여 있다.

하지만 정당 지지도는 2020년 4월과 현재가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인다.

2020년 4월 둘째주 조사에서 정당 지지도의 경우 서울에서 민주당 46%,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21%, 정의당 6%, 국민의당 5%로 집계됐다. 인천경기에서는 민주당 45%, 미래통합당 22%, 정의당 9%, 국민의당 4%로 나타났다.

당시 이러한 정당 지지도는 문 전 대통령 지지율 추세와 일치할 뿐더러, 더블스코어 이상의 격차를 나타내면서 오히려 더 강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반대로 가장 최근에 알려진 이달 둘째주 조사는 4년 전과 다른 정당 지지도 추세를 보여준다.

서울에서는 국민의힘 35%, 민주당 31%, 정의당 3%, 무당층 29%로 나타났고 인천경기에서는 국민의힘 35%, 민주당 37%, 정의당 3%, 무당층 22%로 확인됐다.

양당이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초접전 양상을 보인 것이다. 현 윤 대통령 지지도와 별개로 움직이고 있다.

   
▲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23년 9월 19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9.19 평화공동선언 5주년 기념, 평화의 힘 평화의 길' 기념식에서 참석자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특히 이달 둘째주 조사에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중심 신당 창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민주당 지지자 응답자들 중 21%가 '좋게 본다'고 답했다. 또한 이 질문에서 윤 대통령에 대해 부정평가로 답한 응답자들 중 24%가 '좋게 본다'고 답변했다.

민주당 콘크리트 지지층은 전국 유권자 중 최소 35% 이상이라는 평가가 중론이지만, 이번 질문과 답변을 통해 민주당 콘크리트 지지층에 균열이 갈 가능성이 구체적인 숫자로 도출됐다. '좋게 본다'고 답변한 21%에서 24%까지 말이다.

이낙연 전 대표가 내년 초 신당을 창당하고 나선다면, 민주당 콘크리트 지지층의 5분의 1에서 4분의 1까지가 허물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4년 전 총선 당시 여론과 현재 여론을 비교하면 대통령 지지율 추세만 유사하고, 정당 지지도는 현격히 다른 모습을 보인다. 이 수치들을 있는그대로 해석하면 수도권 판세가 어디로 기울지 불투명한 실정이다.

여당은 대통령 지지율이 취약하지만, 야당은 정당 지지도가 박스권을 뚫지 못하고 여당과 동등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대통령 지지율만 총선 승패를 좌우하는게 아니다. 각 당이 지역구에 맞춰 어떤 후보를 공천할지, 당대표 리더십이 전국 각지 유권자들에게 어떠한 이미지로 다가가는지, 정당 대표공약이 총선 이슈 어젠다를 선점할지 등 변수는 다양하다.

국민의힘이든 민주당이든 또는 막후에서 총선 전략을 짤 대통령실이든, 국민이 무엇을 바라는지 정확히 진단하고 최선책을 내놓는 쪽이 이번 총선을 거머쥘 것으로 전망된다.


1) ㈜한국갤럽조사연구소의 자체 여론조사는 2020년 4월 7일부터 8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무선전화번호 RDD 추출틀에서 랜덤생성한 무선전화번호 중 추출한 무선전화면접 85% 및 유선전화번호 RDD 추출틀에서 랜덤생성한 유선전화번호 중 추출한 유선전화면접 15%로 실시했다. 무선전화면접 응답률 14.0%, 유선전화면접 7.6%, 전체 응답률 12.4%다.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값을 부여했고 2020년 3월말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했다. 가중값 적용방법은 셀가중이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홈페이지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2)  ㈜한국갤럽조사연구소의 자체 여론조사는 2023년 12월 12일부터 14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무선전화번호 휴대전화 가상번호 추출틀에서 통신3사 가입자 리스트로부터 무작위 추출한 무선전화면접 100%로 실시했다. 전체 응답률은 13.2%다.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값을 부여했고 2023년 6월말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했다. 가중값 적용방법은 셀가중이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홈페이지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