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분매개기술 보급으로 꿀벌 부족 농작물 생산 피해 대비
스마트벌통 전기 가온 기술로 꿀벌 안정적인 겨울나기 돕기도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농촌진흥청은 최근 꿀벌 소실로 농작물 생산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해 뒤영벌 화분매개기술, 스마트벌통 전기 가온 기술을 개발해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 뒤영벌./사진=농촌진흥청


농진청에 따르면, 꿀벌은 딸기, 수박, 참외 등 비닐 온실에서 생산하는 농작물에 꼭 필요한 화분매개자로 우리나라에선 한 해 평균 22개 작물에서 43만 개의 벌통이 사용되고 있다.

이에 농진청은 농작물 화분매개용으로 꿀벌을 생산하는 전문 농가를 육성하고 있으나 최근 발생한 꿀벌 소실로 꿀벌이 부족할 것을 대비해 꿀벌 대신 뒤영벌을 사용할 수 있도록 관련 기술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2002년 농촌진흥청이 뒤영벌 생산기술을 개발한 후 지금까지 16개 업체가 뒤영벌을 생산해 농가에 유통하고 있다. 뒤영벌은 실내에서 연중 대량 사육할 수 있어 언제든지 농가에 공급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또한, 다양한 작물에 적용할 수 있도록 관련 기술과 함께 뒤영벌용 스마트벌통도 개발돼 해마다 그 사용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화분매개용 벌에 많이 의존하는 딸기에 적용할 수 있도록 뒤영벌 화분매개기술을 개발해 딸기 농가에 보급한 바 있다.
 
딸기 재배 온실에 뒤영벌 화분매개기술을 적용한 결과, 꿀벌 소실이 없었던 2021~2022년 대비 3월 딸기의 출하 단수는 0.3% 감소하는 데 그쳤다. 4월 출하 단수는 2.8% 늘어 꿀벌을 사용할 때와 생산량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

뒤영벌 생산업체 매출을 조사한 결과, 농가 공급이 전년보다 55%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 논산에서 딸기를 재배하는 박형규 농업인은 “농촌진흥청에서 알려준 기술을 적용해 딸기 재배 온실에 뒤영벌을 사용해 보니 고품질의 딸기를 생산할 수 있었다”며 뒤영벌 사용이 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

   
▲ 뒤영벌표준벌통./사진=농진청


또한 딸기를 제외한 비닐 온실 재배 과일류는 겨울을 난 꿀벌을 이용하기 때문에 양봉농가의 겨울철 벌무리 관리가 중요하다. 농진청을 이를 위해 ‘스마트벌통 전기 가온 기술’을 개발해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이 기술은 겨울철 벌통 내 온도가 12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게 유지해 월동 벌무리의 90% 이상이 성공적으로 겨울을 날 수 있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월동 꿀벌 폐사율이 10% 이하로 줄어들면 벌무리 손실 비용이 약 675억 원 절감되는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진청은 다가오는 봄철 개화 농작물에 안정적으로 꿀벌을 공급하기 위해 양봉농가에 신기술 시범사업으로 ‘스마트벌통 전기 가온 기술’을 확대 보급할 계획이다. 또 참외와 수박에서 꿀벌 수요량과 공급량을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이들 작물을 위한 뒤영벌 화분매개기술 지침서를 발간해 보급할 예정이다.

농진청 한상미 양봉생태과장은 “꿀벌은 달콤한 꿀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농작물 생산에 없어서는 안 될 동반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벌을 사용하는 작물 재배 농가에는 뒤영벌을 이용한 꿀벌 대체 기술을, 벌을 공급하는 양봉농가에는 월동 안정화 기술을 적극적으로 보급해 벌 부족에 따른 영농현장 피해가 없도록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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