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선제공격 천명 위험한 핵교리 발표 배경에 2차 타격능력 부족 이유”
“극단적 핵위협 언동 반복 전략, 오인·사고 핵무기 리스크 높아질 우려”
“비핵화 외교 가능성도 낮아, 9.19 군사합의 파기 남북관계 전반에 영향”
[미디어펜=김소정 기자]현재 핵무기를 50여개 보유하고 있는 북한이 앞으로 100개 이상으로 늘리려 노력할 것이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핵무기 운반수단의 개발과 실전배치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문가의 전망이 나왔다. 

전봉근 국립외교원 명예교수는 27일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2024년 외교원 국제정세전망 분석 기자간담회’에서 내년에도 북한은 핵무력 증강을 지속할 것이고, 재래식 무기 분야에서 북러 간 군사협력이 나타나며, 북한 비핵화 외교는 정체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 명예교수는 먼저 북한의 핵위협 정도와 관련해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공세적인 핵태세, 핵교리를 갖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대개 핵보유국들이 핵전쟁을 억제하거나 보복용의 핵교리를 갖지만 북한은 핵선제공격을 천명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북한이 지난 2022년 9월 발표한 핵무력정책법에 명시된 내용을 지적한 것이다.

전 명예교수는 “북한이 보통국가들의 몇 단계를 뛰어넘는 위험한 핵교리를 발표한 배경엔 2차 타격역량이 충분하지 못한 이유도 있어보인다. 결국 ‘비대칭 확전’ 원칙에 따라 매우 공격적인 행태를 보일 것이며, 결국 북한의 핵사용 리스크를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지금과 같은 북한의 전략이 통하려면 북한은 핵무기를 언제든지 사용할 역량과 의지가 있다는 점을 한국과 미국에게 보여줘야 하므로 극단적으로 위험한 핵위협 언동을 반복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현지지도한 가운데 북한이 18일 고체연료 기반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발사훈련을 진행했다고 노동신문이 19일 보도했다. 2023.12.19./사진=뉴스1

또 “북한은 충분한 핵보복 억제력을 갖추기 위해 다른 중소 핵무장국을 참조해 최단 시간 내 핵무기 수량을 100~200개 수준으로 늘리기 위해 진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전 명예교수는 “핵사용 리스크는 최근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많이 논의되는 사항인데, 지금처럼 군사적 긴장이 높고 핵무기를 사용할 태세가 되어있을 때 오인으로 인한 핵무기 사용 리스크가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핵무기 사용 리스크가 높은 국가로 러시아를 지목했지만 요즘은 북한이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동안 이에 대한 국내 논의가 없었으나 이젠 우리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전 명예교수는 북러 간 군사협력은 재래식 무기에 한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2023년 9월 북러 정상회담 이후 북한은 러시아에 중화기와 포탄을 대량 공급했으며, 러시아는 북한에 재래식 군사기술, 식량, 석유 등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러시아가 북한에 ICBM 기술을 전수하거나 핵개발을 돕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이고, 북한의 낙후된 재래식 무기를 개선시켜 그 역량을 강화시킬 가능성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이미 북한에 인공위성 개발 지원을 비공개로 제공했을 가능성이 크다. 또 러시아가 북한이 보유한 구소련 전투기, 탱크 등 군사 중장비의 부품 공급과 현대화 지원을 할 경우 우리안보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전 명예교수는 지난 3년간 정체됐던 비핵화 외교는 앞으로도 동력을 얻을 가능성이 낮다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정부가 북한에 전혀 관심이 없고, 한국과 미국은 대북 억제전략에만 치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9.19 군사합의 전면 파기 선언이 남북관계 전반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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