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레고랜드 사태로 부동산PF 시장 경색되자 계열사서 자금 조달
이달 말 만기돌아온 총 400억원, 유동성 확보 위해 내년으로 만기 연장
건설경기 침체 전망에 재무건전성 악화 무릅쓰고 유동성 확보 나선 듯
[미디어펜=성동규 기자]SGC이테크건설이 지난해 말 계열사로부터 빌린 단기차입금을 상환하지 않고 만기를 연장하고 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가능성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는 데다 건설 경기 침체가 더욱 깊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선제적으로 유동성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 자료=금감원 제공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GC이테크건설은 오는 29일 SGC에너지로부터 단기 차입한 200억원의 만기를 연장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자기자본의 8.13%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자율은 7.98%로 만기는 내년 6월 30일이다.

SGC이테크건설은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로 부동산PF 시장이 경색되자 그룹을 통한 자금 조달을 단행했다. 11월 28일 당시 SGC에너지로부터 800억원을 차입했다. 올해 2월 차입금 800억원 중 200억원을 상환한 후 남은 600억원에 대한 차입 기간을 연장했다. 

그 이후 5월 같은 방식으로 차입금 중 400억원을 상환하고 남은 금액인 200억원에 대한 차입 기간을 8월과 이달에 두 번째 연장했다.

또한 SGC이테크건설이 지난해 12월 서울 서초구 양재대로 246에 있는 계열사 SGC디벨롭먼트 소유 송암빌딩의 토지와 건물을 담보로 하나은행으로부터 빌린 200억원의 만기를 1년 연장하기도 했다. 

해당 담보대출 금리는 7.5%다. 1년 만기 기업운전자금일반 대출이었으나 이번 연장으로 만기가 내년 12월 14일로 변경됐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SGC이테크건설 단기차입금은 906억97만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36억6000만원과 비교해 약 24배 급증했다. 이중 그룹 계열사를 통한 단기차입금은 400억원으로 전체 44.15%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내년 건설 업황이 더 나빠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재무건전성 악화를 무릅쓰고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실제로 차입금 증가로 SGC이테크건설의 부채비율은 3분기 기준 296,99%로 전년 동기 171.55%보다 2배 넘게 치솟았다.

이자 비용 역시 1년 사이 2억6562만원에서 87억7222만원으로 폭증했다. 3분기 3억7439만원의 영업손실을 당기순이익도 26억210만원의 적자 전환을 각각 기록했다. 수익으로 이자 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SGC이테크건설 관계자는 "내년 건설 업황 침체를 우려,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차입금을 상환하지 않고 만기를 연장했다"면서도 "연말 잇따른 해외 수주 덕분에 더는 무리하게 차입금을 늘릴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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