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경제, 글로벌 침체·기술경쟁·미중 공급망 재편 등 '안갯속'
주요 기업 총수·대표, 안정보다 변화·혁신 요구…생존 위한 혁신 강조
[미디어펜=조성준 기자]2024년 새해를 맞아 재계 주요 그룹들은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있다. 갈수록 엄혹해지고 있는 경영환경과 글로벌 여건 변화 속에 재계 총수들은 혁신과 재도약을 강조하고 나섰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그룹 총수 및 대표이사들은 1~2일 발표한 신년사를 통해 새해 목표를 내세웠다. 어려운 시황에서 생존에 안주하기 보다 변화를 강조했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사진=대한상의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해현경장(解弦更張)'을 강조했다. 해현경장은 거문고 줄을 고쳐 맨다는 뜻으로, 변화와 개혁을 강조하는 말이다.

최 회장은 "새해에도 우리의 경영환경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느슨해진 거문고는 줄을 풀어내어 다시 팽팽하게 고쳐 매야 바른 음(正音)을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두가 해현경장의 자세로 우리의 경영시스템을 점검하고 다듬어 나가자"고 밝혔다.

이어 "급변하는 지정학 환경 속에서도 전세계 많은 나라들은 국력과 크기에 상관없이 에너지와 기후위기, 디지털, 질병, 빈곤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며 "만약 우리가 해결책을 제공해줄 수 있다면 우리에게 더 큰 신뢰를 보낼 것이며 지속 성장하는 공존의 선순환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전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높아진 고객의 눈높이와 치열한 경쟁상황을 언급하며 '차별적 고객가치에 대한 몰입'을 강조했다.

구 회장은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 나갈 가치들도 고객이 기대하는 수준이나 눈높이를 훨씬 뛰어넘어 고객을 '와우' 하게 만드는 감동을 주고, 미래의 고객들에게 전에 없던 새로운 생활 문화를 열어 줄 수 있어야 한다"며 "이런 가치들이 만들어지고 쌓여갈 때 LG가 대체 불가능한 '온리 원'의 차별적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LG그룹 제공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고물가와 고금리,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등의 여파로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힘써야 하는 시기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더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것은 미래"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과감하게, 경쟁자에 앞서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수주, 매출과의 연계를 꼼꼼히 따져야 하며, 시장상황 변화 시 지체없이 궤도를 수정하는 유연성을 갖추고 단계별 점검을 철저히 하면서 투자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기존 주력사업은 그룹을 지탱하는 굳건한 버팀목이지만, 타성에 젖기도 쉬운 환경일 것"이라며 "익숙한 판을 흔들고 당연한 것을 뒤집는 도전이 필요하며, 사업의 디테일에서부터 차별성을 만들며 한발 앞선 결과를 지속적으로 끌어내자"고 당부했다.

이어 "그룹의 미래를 이끌 신규사업은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모두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더욱 깊이 몰입해 추진해야 한다"며 "지름길도 없고 목표 또한 가깝지 않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지체 없이 실행한다면 의미 있는 성과가 반드시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준 효성 회장도 신년하례식에서 "우리가 현실에 안주한다면 도태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며 임직원들의 위기 의식을 고취시키는 한편, "시장과 경쟁사들에 대해 철저히 공부하고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사진=한화 제공

각 그룹 대표이사들도 회사 구성원들에게 신년사를 발표하고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과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은 2일 새해를 맞아 초격차 기술에 기반한 본원적 경쟁력 강화와 미래 변화 대응력 확보, 강건한 기업문화 구축 등을 당부했다.

한 부회장과 경 사장은 공동명의의 신년사에서 "삼성전자를 이끌어 온 핵심 가치인 초격차 기술 등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으로 추진하자"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새로운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도록 인공지능(AI), 에코(Eco), 라이프스타일 이노베이션 등 미래 변화 대응력을 갖출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 부회장과 경 사장은 "생성형 AI를 적용해 디바이스 사용 경험을 혁신하는 것은 물론 업무에도 적극 활용해 일하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꿔가자"고 말했다.

권오갑 HD현대 회장은 "올해 모든 경영환경은 그야말로 안개 속"이라면서 "전 임직원이 '국가대표'라는 생각을 갖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권 회장은 "회사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여야 한다"며 "상상하지 못한 변화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

송호준 에코프로 대표는 차별화된 기술력 개발을 강조했다.

송 대표는 "에코프로는 차별화된 하이니켈 기술과 클로즈드 루프 시스템 구축을 통한 제조경쟁력의 뒷받침으로 시장을 선도해왔다"며 "하이니켈 기술을 보다 고도화시키고 미드니켈, LFP 기술은 더욱 발전시켜 '기술 쿠데타'를 일으키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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