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설명회서 호소문 발표…"국가 경제 치명상 입힐까 두려워"
[미디어펜=김준희 기자]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은 3일 “태영건설은 가능성 있는 기업”이라며 “협력업체와 투자해준 기관 및 채권단, 나라와 국민에게 큰 죄를 짓지 않도록 기업인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밝혔다.

   
▲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사진=태영그룹


윤 회장은 이날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채권단 설명회에서 호소문을 통해 “새해 희망을 가득 품어야 할 시기에 태영건설로 인해 많은 걱정과 염려를 끼쳐드리게 됐다”며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참담하고 죄송스러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1년 내내 유동성 위기로 가시밭길을 걷던 태영건설은 결국 흑자 부도 위기를 맞았고 창립 50주년의 영광은 고사하고 망할 처지가 됐다”며 “도저히 두고 볼 수만은 없어 제가 다시 경영 일선에 나서게 됐다”고 덧붙였다.

윤 회장은 “태영건설은 지난 몇 년간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을 하면서 좋은 성과를 거둬왔고 가능성을 증명했었다”며 “이러한 가능성을 과신한 나머지 자기 관리에 소홀한 탓에 뼈아픈 부도 위기를 몰고 왔다”고 돌아봤다.

또 “저를 비롯한 경영진의 실책”이라며 “모두 제가 부족한 탓”이라고 자책했다.

윤 회장은 “태영건설의 현재 수주 잔고는 12조 원이 넘고 향후 3년간 연 3조 원 이상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영업이익률도 4%로 동종업계 상위권 회사 평균보다 좋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근 일부 언론 보도에 PF 규모가 9조 원이라고 나왔으나 실제 문제되는 우발채무는 2조5000억 원 정도”라며 “한 마디로 태영건설은 가능성 있는 기업”이라고 부연했다.

윤 회장은 “태영건설이 이대로 무너지면 협력업체에 큰 피해를 남기게 돼 줄도산을 피할 수 없게 된다”며 "채권단에도 피해가 고스란히 갈 것이고 국가 경제 위기의 불씨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이대로 태영건설을 포기하는 것은 단지 저만의 실패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태영건설을 통해 함께 희망을 일궈온 협력업체와 수분양자를 비롯해 채권단을 아픔과 고통으로 몰아넣는 일이 된다”고 강조했다.

또 “국가 경제에 돌이킬 수 없는 치명상을 입힐까 봐 너무나 두렵다”고 덧붙였다.

윤 회장은 “대주단의 워크아웃 승인 없이는 태영건설을 되살리기 어렵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며 “염치 없지만 간곡히 도움을 요청드린다. 벼랑 끝에 내몰리지 않도록 같이 살 수 있는 길을 찾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모든 사업장을 무조건 지원해달라는 요청이 아니다”라며 “절차대로 면밀히 실사해서 살릴 곳은 살려서 계속 사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했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