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LG 트윈스에서 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투수로 활약해온 고우석(26)이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했다.

샌디에이고 구단은 고우석의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 계약 협상 마감일인 4일 오전(한국시간) 고우석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고우석은 2년 450만 달러가 보장된 계약을 했다. 이후 3년째가 되는 2026년에는 상호 옵션이 걸려 있다. 옵션이 실행되면 고우석의 계약 규모는 3년 총액 700만 달러가 된다. 

   
▲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SNS


‘디애슬레틱’ 데니스 린 기자에 따르면 고우석은 2024년 175만 달러, 2025년 225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다. 2026년 상호 옵션으로 300만 달러 연봉이 예정돼 있다. 선수와 구단 어느 한 쪽이라도 계약 연장을 원하지 않으면 고우석은 50만 달러의 바이아웃 금액을 받고 FA로 풀린다. 그래서 고우석의 2년 보장 금액이 450만 달러가 되는 것이다. 옵션이 실행되면 2026년 연봉 300만 달러를 받고 뛰기 때문에 3년간 총 700만 달러를 받게 된다.

고우석의 포스팅에 의한 메이저리그 진출을 허락한 원 소속팀 LG는 샌디에이고 구단으로부터 이적료를 받는다. 고우석의 계약 규모가 총액 2500만 달러 이하이기 때문에 2018년 7월 개정된 한미선수계약협정에 따라 20%에 해당하는 금액을 받게 된다. 2년 450 달러를 기준으로 LG는 일단 90만 달러의 이적료를 확보했다.

고우석은 지난 시즌 LG가 통합우승을 차지한 뒤 구단에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전했다. LG는 고심 끝에 선수의 미래를 위해 포스팅을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일정 규모 이상의 계약이 성사될 때라는 조건을 붙였다.

고우석에 대한 포스팅 공시가 된 후 메이저리그 팀들의 고우석에 대한 관심은 많지 않았고, 계약 이야기가 오가는 구단도 드러나지 않았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고우석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었다. 4일 오전 7시까지였던 계약협상 마감 시한이 다가오면서 고우석의 메이저리그행이 무산되는가 했으나, 불과 이틀을 남겨두고 샌디에이고 구단이 고우석과 계약 의사를 전해왔다.

사실 고우석의 이번 계약 규모는 LG 구단이 내정한 금액에 많이 못미쳤지만, 고우석의 메이저리그 진출 의지가 워낙 강해 LG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계약을 허용하기로 했다. 고우석은 3일 급히 미국으로 출국해 메디컬 테스트를 받고 샌디에이고와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고우석은 LG 소속으로는 처음으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선수가 됐고, FA(자유계약선수) 신분이 아닌 포스팅 시스템에 의해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6번째 한국인 선수가 됐다. 앞서 류현진, 강정호, 박병호, 김광현, 이정후가 포스팅 절차를 거쳐 메이저리거가 된 바 있다.

고우석은 샌디에이고에서 마무리 투수 자리를 놓고 일본 세이브왕 출신 마쓰이 유키와 경쟁하게 됐다. 샌디에이고는 고우석과 계약에 앞서 좌완 마쓰이를 5년 2800만 달러에 영입했다. 샌디에이고는 지난 시즌 마무리로 활약했던 조쉬 헤이더를 비롯해 불펜 투수 닉 마르티네스, 루이스 가르시아가 FA로 떠남에 따라 한국과 일본 세이브왕 출신 고우석과 마쓰이를 영입해 불펜의 빈자리를 채웠다.

샌디에이고에는 내야수 김하성이 주전으로 자리잡고 있다. 고우석이 새로운 팀과 메이저리그에 적응하는 데 팀 동료가 된 김하성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고우석이 샌디에이고와 계약함으로써 동갑내기 절친이자 처남 매부로 가족 관계인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동반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이정후는 6년 1억1300만 달러의 고액 계약을 하고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었다. 샌디에이고와 샌프란시스코는 같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소속이어서 고우석과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무대 맞대결도 심심찮게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두 팀은 이번 2024 정규시즌에서 13차례 맞대결이 예정돼 있다. KBO리그에 뛸 때 고우석은 키움 히어로즈 소속 이정후와 총 12차례 맞붙었고, 이정후가 10타수 3안타 1볼넷 1희생플라이로 괜찮은 상대 성적을 기록했다.

   
▲ LG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던 고우석이 샌디에이고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로 진출했다. /사진=LG 트윈스


2017년 1차 지명을 받고 LG에 입단한 고우석은 2019시즌부터 마무리 투수로 자리잡고 LG의 뒷문을 지켜왔다. 7시즌 통산 354경기 등판해 368⅓이닝을 던졌고 19승 26패 139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3.18 탈삼진 401개를 기록했다. 2022년에는 42세이브로 구원왕에 올랐다.

한편, 고우석은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서울에서 치를 가능성이 있다. 샌디에이고는 LA 다저스와 오는 3월 20일과 21일 고척돔에서 2024시즌 정규시즌 개막 2연전을 치른다. 고우석은 김하성과 함께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고 뛰는 모습을 국내 야구팬들에게 선보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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