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상생 협력' 강조한 이재용 회장 철학 선순환
이웃과 경험‧지식 공유하는 '재능 기부' 참여도 활발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삼성 임직원들이 2024년에 기부금을 내거나 자신의 재능을 나누고 싶은 CSR 사업을 선택해 기부를 약정하는 '기부 페어'에 참여하여 약 233억 원의 기부 약정을 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은 올해 임직원 재능 기부자도 예년보다 2배 가까이 늘려 1000명 넘게 모집할 계획이라며 8일 이 같이 밝혔다. 이 같은 행보는 평소 '상생 협력'을 강조한 이재용 회장의 철학이기도 하다. 이 회장은 기회가 될 때마다 '동행'에 대한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3월 7일 경북 구미시에 위치한 '구미전자공업고등학교'를 방문해 수업을 참관하고 학생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부회장이었던 지난 2019년 4월 30일 시스템 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는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야말로 세계 최고를 향한 도전을 멈추게 하지 않는 힘이라는 게 저의 개인적인 믿음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또 2021년 12월 27일 청년희망ON 간담회에서는 "저희가 사업도 잘해야 되겠지만 또 청년 실업 문제,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 사회공헌 활동도 2개 주제 모두 다 집중해서 하고 있다"며 청년들을 격려했다.

이어 "우리 청년들이 주저앉는 세대가 안 되게 저희가 열심히 경영하고 투자하고 좋은 일자리 만들어서 나라 경제에 힘이 되고, 또 제일 중요한, 우리 사회를 더 따듯하게 만드는 데 노력을 조금 더 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2022년 10월 25일 회장 취임 당시에도 "우리 삼성은 사회와 함께해야 한다"며 “고객과 주주, 협력회사,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고 더불어 성장해야 합니다. 나아가 인류의 난제를 해결하는 데도 기여해야 한다"고 했다.

또 같은 해 11월 8일 부산 소재 스마트공장 지원 업체 '동아플레이팅'에 방문했을 때도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해 상생의 선순환을 이뤄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밖에도 지난해 3월 7일 구미 사업장에서 열린 삼성전자 사회공헌 참여 임직원 간담회에서는 "봉사에 적극 참여하고 싶은데 얼굴이 알려진 탓에 쉽지 않다"면서도 "대신 여기저기 익명으로 기부를 많이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빼놓지 않고 기부를 챙기는 곳이 외국인노동자 단체인데, 외국인노동자와 아이들 모두 함께 잘 살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 좋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회장의 이 같은 의지는 임직원들에게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 삼성전자 임직원이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 임직원이 기부할 CSR 선택하고 기부금 약정하는 '기부 페어' 

삼성의 주요 관계사들은 지난 해 11월 15일 사내 인트라넷에 임직원들이 기부를 약정할 수 있는 '나눔과 상생의 실천, 삼성 CSR' 코너를 개설했다. 

임직원들은 지난 연말까지 삼성 CSR 코너에 들어가 본인이 어떤 CSR 프로그램에 기부할지 선택하고, 원하는 기부 금액을 약정했다. 약정한 금액은 올해 매월 급여에서 임직원이 선택한 CSR 프로그램에 자동 기부된다.

임직원들은 소속된 관계사가 참여하는 CSR 프로그램에 기부 약정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임직원들은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 △삼성희망디딤돌 △삼성푸른코끼리 △삼성드림클래스 가운데 골라 기부를 약정했다.

삼성생명 임직원들은 △삼성 안내견 사업 △희망디딤돌 △드림클래스 △삼성 생명존중사업 가운데 선택해 기부 약정했다.

   
▲ 삼성전자 임직원이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 매년 임직원 70% 기부 약정…회사도 매칭 그랜트로 기부 효과 증대 

매년 기부 약정에 참여하는 삼성 임직원 수는 전 관계사 재직 인원의 약 70%에 달한다. 지난 해는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경영 환경이 어려웠지만 임직원의 약 70%가 기부 페어에 참여해 올해 233억 원 기부를 약정했다.

CSR 사업별로는 자립준비 청년들의 주거 안정과 취업을 지원하는 희망디딤돌에 약정액이 가장 많이 몰렸다. 이어 대학생 멘토들이 중학생들의 학업을 돕는 드림클래스 사업과 사이버 폭력을 방지하기 위한 CSR 사업인 푸른코끼리 순으로 약정액이 많았다.

삼성은 더 많은 임직원들이 기부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도록, 임직원이 약정한 기부금과 동일한 금액의 '1:1 매칭금'을 해당 CSR 프로그램에 지원하는 '매칭 그랜트'를 운영하고 있다. 임직원들이 기부한 금액은 '두 배'로 늘어나 실제 CSR 프로그램에 지원된다.

매칭 그랜트는 2010년 나눔문화 확산을 위해 임직원 개인 기부 시스템을 만들면서 시작됐다. 삼성 임직원이 낸 기부금과 회사가 매칭 기부한 금액의 합계는 2011년부터 지난 해까지 누적으로 총 6318억 원에 이른다.


◆ 임직원 재능 기부도 활발… 참여 인원도 2배로 확대

삼성 임직원들은 연말 기부 페어를 통해 금전적 기부는 물론, CSR 사업에 직접 참여해 임직원 본인의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는 '재능 기부'도 약정했다.

삼성 임직원들의 재능 기부는 △CSR 수혜자들에게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나누고 진로‧직업 등을 상담해주는 재능 멘토링 △강사로 나서 수혜자들의 학습을 돕는 학습 멘토링 △CSR 행사에 진행요원‧홍보대사로 참여하는 서포터즈 활동으로 나뉜다.

삼성은 재능 기부를 신청한 임직원을 대상으로 전문성, 봉사 경험, 동기를 평가해 기부자를 선발한다. 작년 한 해 동안 삼성 관계사들에서 재능 기부자로 선발돼 활동한 임직원은 총 600여 명이다.

   
▲ CSR 사업별로는 자립준비 청년들의 주거 안정과 취업을 지원하는 희망디딤돌에 약정액이 가장 많이 몰렸다. 이어 대학생 멘토들이 중학생들의 학업을 돕는 드림클래스 사업과 사이버 폭력을 방지하기 위한 CSR 사업인 푸른코끼리 순으로 약정액이 많았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지난 해 SSAFY 재능 기부자로 선발돼 활동한 임직원은 138명이다. 이들은 지난 2월부터 연말까지 재능 멘토링과 학습 멘토링 활동을 진행했다.

지난 해 진행한 CSR 사업 중에는 드림클래스 재능 기부자가 271명으로 가장 많았다. 푸른코끼리와 희망디딤돌 사업에 재능을 나눈 임직원은 각각 79명, 30명이다.

올해부터는 임직원들이 재능 기부에 참여할 수 있는 CSR 프로그램이 확대됐다.

삼성 임직원들은 기존 △SSAFY △희망디딤돌 △푸른코끼리 △드림클래스 등 4개 CSR 사업에 더해 △시각장애인의 안전한 보행을 돕는 안내견 사업 △스포츠 교육을 통해 다문화청소년들의 자존감과 사회성을 높이는 삼성 다문화청소년 스포츠 클래스에 재능 기부를 실천했다.

또 △노인세대의 디지털 활용 역량을 향상시켜주는 삼성 시니어 디지털 아카데미 △생명존중사업 △눈 질환과 시력저하를 겪는 저소득층에게 무료 안과 진료‧수술을 지원하는 '무지개' 사업에 대해서도 재능 기부를 했다.

삼성은 신청한 임직원 중 심사를 거쳐 올해 9개 CSR 프로그램에 참여할 재능 기부자를 총 1090명 선발할 계획이다. 예년의 500~600명에 비해 2배로 늘린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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