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총선 표팔이용 정책 자임…부산 아닌 대한민국 은행"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0일 부산을 찾아 "산업은행이 안 내려와야 할 이유가 없고 반대할 이유가 뭐냐"고 발언한 것을 두고 산은 노조가 즉각 항의하고 나섰다. 

노조는 "모르면 찾아와서 배우라"며 한 비대위원장의 발언을 '총선 표팔이용 정책'에 불과하다고 강력 비판했다.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0일 부산을 찾아 "산업은행이 안 내려와야 할 이유가 없고 반대할 이유가 뭐냐"고 발언하자, 산은 노조가 즉각 항의하고 나섰다./사진=산은 노조 제공


산은 노조는 11일 성명서를 내고 이 같이 밝혔다. 김현준 산은 노조위원장은 "산업은행은 기업금융 분야에서 민간 금융기관 진출이 어려운 대규모·고위험 자금을 지원하고 구조조정 및 긴급 자금지원 등 기업과 산업의 위기를 해결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며 "최근 발생한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를 보면 왜 산업은행이 금융수도 서울에 있어야 하는지 누구라도 한눈에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산업은행은 수백 수천 개 채권기관들의 맏형이 돼 의견을 한데 모으고 조율하고 있다"며 "가장 중요한 건 '속도'다. 최대한 빠르게 채권단을 모아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루라도 빨리 기업과 산업을 살리고 나아가 국가를 살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태영건설 사태를 예로 들어 산은의 최근 행보를 강조했다. 노조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지난달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한 후 3영업일만에 600여개 채권기관들을 모아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설명회를 가진 바 있다. 

아울러 산은은 정부 부처와 회의를 개최하고, 지방지점에 근무 중인 구조조정 전문인력들을 본점으로 긴급 인사발령내기도 했다. 산은이 부산에 있었다면 정부와 채권단의 발 빠른 대응이 어려울 것이라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또 김 위원장은 "부산 발전을 위한 실질적인 공약은 전혀 없이 오직 산업은행 부산 이전만을 외치며 표를 달라 애원하는 얄팍한 수법에선 어떠한 진정성도 느껴지지 않았다"며 "부산에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은 한동훈 위원장이 산업은행 이전을 언급할 자격이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노조는 한 위원장이 4월 총선에서 승리하면 산은법부터 통과하겠다고 발언한 대목을 꼬집어 산은 이전이 지역구 표팔이에 불과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부산이전을 두고 끝장토론을 하자는 입장도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왜 국민의힘이 이겨서 산업은행을 부산으로 이전해야 하는지 같이 따져보자"며 "공동 TF를 구성해서 산업은행 부산 이전이 타당한 정책인지 함께 논의하고 토론해보자"고 밝혔다. 

이어 "산업은행은 '정책금융기관'이지 '정치금융기관'이 아니다"라며 "국가 금융산업의 기반을 다지는 국책은행을 특정 정당, 특정 지역의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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