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우리 정부는 재개발·재건축에 대한 규제를 아주 확 풀어버리겠다. 30년 이상 노후화된 주택은 안전진단 없이 바로 재건축에 착수할 수 있도록 하겠다. 미래 도시 펀드를 조성하고, 안전진단을 면제하고, 최대 500%까지 용적률을 상향시키고, 공공이주단지를 우선 조성하는 다양한 정부 지원 방안들을 통해 제 임기 내 반드시 재건축 공사에 착공할 수 있도록 약속드리겠다."
지난 10일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두 번째 국민이 바라는 주택'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위와 같이 밝힌 '부동산 규제 철폐' 정책에 대한 설명을 듣자마자 떠오른 것은 국회 입법이 관건이라는 점이었다.
실제로 지난 4일 윤석열 정부가 올해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한 이후 거의 매일 윤 대통령과 주무부처 장관들이 내수 살리기에 중점을 둔 정책 드라이브에 나서고 있지만 '여소야대'라는 큰 벽을 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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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11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경제자문회의 오찬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밝히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
안전진단 면제 등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전면적으로 푸는 것이 법률 개정 입법사안이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지난 2일 밝힌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도 마찬가지다.
일각에서는 올해 윤정부의 이러한 정책 방향을 놓고 '총선용'이라는 비판을 가하고 있지만, 국민 삶을 더 풍요롭고 자유롭게 꾸린다는 점에서 민생에 직결되는 영향력 있는, 굵직한 경제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총선용이든 뭐가 됐든 국민 전체의 민생을 위한 이번 정책 드라이브에서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은 도시정비법, 민간임대주택법, 주택법, 종합부동산세법, 조세특례제한법, 지방세특례제한법, 관광진흥법, 소득세법, 개발이익환수법, 학교용지부담금법 등이다.
이 모두가 더불어민주당의 비토에 가로막히면 총선 전 통과시킬 수 없는 사안이다. 이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은 확고부동하다. 부정적이다.
민주당은 지난 10일 1·10 부동산대책에 대해 '총선용 포퓰리즘'이라며 직격탄을 날렸고, 4일 발표한 정부 경제정책방향에 대해서도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계속된 감세 정책 기조로 재정 가능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은 어디에도 없다"며 혹평했다.
특히 여야 모두 총선이 석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라 정상적인 입법 심사에 나서기 힘들다. 정부가 이달 밝힌 거의 모든 정책이 총선 승패 결과에 따를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가급적 오는 2월 올해 첫 임시국회에서 주요 입법 과제가 통과되도록 온 힘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상반기 조기 집행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경우 최대한 조기 집행해 경기를 진작하겠다는 의지도 밝히고 있다.
시간과 여건은 여의치 않지만 정부의 정책 드라이브가 올해 상반기 총선을 앞두고 얼마나 실현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