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美서 9만4340대 전기차 판매하며 2위 등극
올해 美서 공격적인 판촉…'7500달러' 현금 할인
[미디어펜=김연지 기자]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시장에서 '최대 호황기'를 맞이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GM, 포드를 제치고 2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형 세단부터 대형 SUV까지 다양한 모델을 내놓은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올해는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완공과 함께 전기차 구매 보조금 대상이 되는 만큼 본격적인 판매 증대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9만4340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시장 점유율은7.8%다. 1위는 65만4888대를 판매한 테슬라(점유율 55.1%)였고, 3위는 7만5883대를 판매한 GM, 4위는 7만2608대를 판매한 포드였다.

   
▲ 아이오닉 6./사진=현대차 제공


현대차그룹이 연간 기준으로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 2위를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글로벌 자동차 시장 중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미국 시장에서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으로 현대차그룹의 모든 차량이 세액 공제를 받지 못하게 된 상황에서 거둔 괄목할 만한 성과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세단, SUV 등 다양한 종류의 전기차 모델을 내놓은 전략이 판매량 증대에 영향을 줬다"면서 "IRA 적용으로 전기차 보조금을 지원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판매량이 63%가량 증가한 것은 현지에서 상품성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2년에는 5만8028대를 판매해 테슬라, 포드에 이어 3위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판매량이 63% 증가해 2위에 올라섰다. 지난해 아이오닉5 판매량은 2022년 대비 47.6% 증가한 3만3918대를 기록했다. 니로 EV는 48% 늘어난 1만2157대, 코나 EV는 96% 증가한 8866대가 판매됐다. 아이오닉6는 1만2999대가 팔렸다. 아이오닉6는 지난해 처음 미국 시장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IRA 대응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미국 자동차 리스(Lease) 시장을 공략했다. 현대차그룹은 IRA와 동일한 수준의 세액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리스·상업용 전기차 판매 확대에 주력했고, 실제로 전체 전기차 판매의 40%가량을 리스로 판매했다.

   
▲ EV9./사진=기아 제공

현대차그룹은 올해 공격적인 판촉 전략으로 미국 판매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자동차·기아 북미법인은 판매 중인 전기차 모델에 한해 최대 7500달러(약 990만 원) 현금할인을 제공한다. 할인액은 IRA(인플레이션감소법) 수혜 공제액과 동일한 수준으로 상업용 차에만 적용됐던 인센티브를 개인이 구입하는 전기차로 확대하는 것이다.

또 미국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연 30만 대 규모의 전기차 공장도 오는 10월 가동을 시작하는 만큼 판매 증가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기존 2025년이었던 완공 시점을 올해 하반기로 앞당긴 바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대차그룹의 조지아주 공장이 올해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전기차 생산을 하기 때문에 모든 차종이 다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작년에는 리스, 렌트 차량을 통해 상당히 선전을 했는데 올해는 현대차그룹의 점유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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