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가 다소 어려움을 겪긴 했지만 바레인을 잡고 64년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위한 좋은 출발을 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5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바레인을 3-1로 꺾었다. 황인범이 선제골을 넣고 이강인이 결승골과 쐐기골로 멀티골을 터뜨려 승리를 이끌어냈다.

   
▲ 한국이 바레인을 3-1로 누르고 아시안컵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사진=AFC 아시안컵 공식 SNS


한국은 조규성(미트윌란), 손흥민(토트넘), 이재성(마인츠),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으로 공격진을 꾸리고 황인범(즈베즈다)과 박용우(알아인)를 중원에 배치했다. 포백 수비는 이기제(수원), 김민재(뮌헨), 정승현(울산), 설영우(울산)가 맡았고 골문은 김승규(알샤밥)가 지켰다.

초반에는 한국의 전열이 정비되지 않아 다소 어수선하게 전개된 가운데 중국인 주심 마닝이 옐로카드를 남발해 한국 선수들이 많이 위축됐다. 전반 10분 박용우가 수비 과정에서 상대 선수와 충돌하자 바로 경고가 나왔고, 전반 13분에는 김민재도 상대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옐로카드를 받았다. 

그래도 점점 주도권을 잡은 한국이 찬스를 만들어나갔다. 전반 21분 왼쪽에서 이재성이 올린 크로스를 황인범이 헤더로 연결했지만 골문을 비껴갔다. 전반 28분에는 이기제가 상대 선수와 경합을 벌이다 또 경고를 받았다.

한국은 기죽지 않고 몰아붙였다. 전반 30분에는 박용우가 잘라서 내준 패스를 이재성이 잡아 땅볼 크로스를 보냈는데 손흥민이 뒤로 흘린 볼을 조규성이 발을 갖다댔으나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전반 36분 이강인이 왼발로 올린 날카로운 크로스가 쇄도해 들어간 이재성에게 향했고, 이재성이 몸을 날려 슈팅했지만 골문을 벗어났다.

   
▲ 황인범이 선제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AFC 아시안컵 공식 SNS


고대하던 한국의 선제골은 전반 38분 터져나왔다. 이재성이 왼쪽에서 낮게 내준 크로스를 손흥민이 흘리자 뒤에 있던 황인범이 왼발슛을 때려 바레인 골문 좌측 상단으로 꽂아넣었다.

전반 42분에는 페널티 아크 정면 좋은 위치에서 손흥민이 파울을 얻어냈다. 손흥민과 이강인이 상의 끝에 이강인이 왼발로 슛을 날렸는데,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갔다.

1-0으로 앞선 채 후반을 맞은 한국이 6분만에 실점하며 동점을 허용했다. 바레인의 역습으로 수비진이 자리를 제대로 잡지 못하면서 문전 혼전이 벌어졌고, 골문 앞에 있던 압둘라 알하샤시가 자기 쪽으로 온 볼을 놓치지 않고 차 넣어 동점골을 뽑아냈다.

동점 추격을 당한 후 이강인이 펄펄 날았다. 실점 후 불과 5분만인 후반 11분 이강인이 환상적인 중거리슛으로 골을 작렬시켰다. 왼쪽 측면에서 김민재가 페널티박스 외곽에 있던 이강인에게 빠른 패스를 보냈다. 볼을 잡은 이강인은 다소 먼 거리지만 왼발로 감아차기 슛을 시도했는데, 좌측 골대를 스치며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골키퍼가 몸을 날려봤지만 손을 갖다댈 수 없는 놀라운 궤적이었다.

   
▲ 이강인(가운데)이 골을 터뜨리자 황인범이 포옹하며 축하해주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이강인이 골을 추가하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후반 23분 손흥민이 볼의 터치라인 아웃 여부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상대가 방심한 틈을 타 재빨리 연결해준 볼을 황인범이 받아 반대편으로 달려들어가는 이강인에게 패스했다. 볼을 잡은 이강인은 오른발로 슛하는 척 하다가 왼발로 바꿔 수비를 따돌리며 슛을 때렸고, 어김없이 골 네트를 뒤흔들었다.

2골 차로 벌어지자 한국은 경고를 받은 선수들 위주로 교체를 해가며 다소 여유있게 경기 운영을 했다. 한국의 공세를 막기 위해 전반부터 뛰는 양이 많았던 바레인 선수들은 힘이 부친 듯 시간이 갈수록 체력이 떨어진 모습을 보이며 반격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한국은 막판 손흥민이 일대일 찬스에서 반대편 골문 모서리를 보고 날린 회심의 슛이 골대를 살짝 벗어나 더 달아나지는 못하고 3-1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후반전에 조규성과 손흥민도 경고를 한 장씩 받아 무려 5명이 경고를 안고 앞으로 경기를 치러야 해 파울 관리가 부담스러워졌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