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업계 협의체 열어…탠덤 기술 개발에 온 힘
기존 대비 에너지 효율 1.5배…선점 경쟁 치열해질 듯
[미디어펜=조성준 기자]정부와 국내 태양광 업계가 차세대 태양광 주도권을 쥐기 위한 기술 선점 준비에 나섰다.

우리나라 태양광 발전은 미국에서는 여전히 1위이지만 중국에 주도권을 내줬다. 중국 업체들이 자국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급성장한 데 이어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해외 수출 시장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 정부와 업계는 중국을 역전할 카드로 탠덤 기술을 준비 중이다.

   
▲ 한화큐셀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셀 시제품 및 구조도./사진=한화큐셀 제공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태양광 업계 협의체 첫 회의가 개최됐다.

협의체엔 한화솔루션을 비롯한 민간기업과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학계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산업부는 협의체를 상시 가동, 연구개발(R&D) 기획부터 각종 지원 방안 수립 등에 필요한 의견을 청취하고 이를 정책에 조속히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정부와 업계는 탠덤 기술이 차세대 태양광 발전 시장의 핵심 기술이 될 것으로 주목하고 있다.

탠덤 태양전지는 광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두 개의 서로 다른 에너지 흡수대(밴드갭)를 가진 태양전지를 적층한 기술이다. 

탠덤 기술은 기존 결정질-실리콘 모듈의 효율을 한 차원 끌어올릴 수 있는 신기술로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다.

학계에서는 탠덤 셀의 이론 한계 효율을 기존 실리콘 단일 셀의 1.5배 수준인 44%로 추정하고 있다. 한화큐셀은 지난 3월 최대 효율이 29.3%에 달하는 탠덤 셀을 자체 제작해 미국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NREL)의 공식 인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 효율이 기존 대비 최대 1.5배까지 높기 때문에 태양광 발전소가 설치된 단일 면적 당 전기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 업계에서는 연간 설치량이 400GW 이상인 태양광 시장은 앞으로 상당 부분 탠덤 기술로 대체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도 중국을 다시 역전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탠덤 기술은 현재 중국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중국 론지 그린 에너지(LONGi Green Energy)는 지난해 11월 결정질 실리콘-페로브스카이트 탠덤 태양전지 효율 33.9%를 기록했다고 주장했다. 종전 기록은 지난해 5월 33.7%를 기록한 사우디의 킹 압둘라 과학기술대가 보유했다.

한국의 경우 차세대 소재인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를 실리콘 태양전지에 적층해 다양한 파장을 흡수함으로써 효율을 극대화하는 탠덤 기술을 통해 에너지 효율을 36%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만약 실현된다면 중국이 세계 시장을 선점한 실리콘 태양전지의 효율이 약 25% 내외인 점을 감안할 때 가격만 맞으면 교체 열풍이 불 수 있다.

해당 기술은 아직 걸음마 단계의 진척도를 보이고 있어 향후 한국과 중국 등 태양광 제조국 중 탠덤 기술을 누가 선점하느냐에 따라 시장 판도를 가져갈 것으로 관측된다.

이를 위해선 태양전지 대면적화, 모듈화 온도 내성 확보 등 다양한 과제를 풀어야 한다. 정부와 협의체는 탠덤 기술을 선점해 기술 표준을 가져가는 한편 중국을 기술적으로 따돌려 경쟁 우위를 다시 점한다는 목표다. 정부도 R&D 기획, 정책 지원 등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에 성능보다는 가격 경쟁이 활발했다면 미래에는 태양광 발전의 고효율화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다"라며 "업계의 연구 노력과 더불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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