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명문 리버풀의 중흥을 이끈 위르겐 클롭(57) 감독이 올 시즌을 끝으로 사임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리버풀 구단은 26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클롭 감독이 이번 2023-2024 시즌을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리버풀은 "클롭 감독이 팀을 카라바오컵 결승으로 이끈 뒤, 2023-2024 시즌을 끝으로 8년반 동안의 리버풀 생활을 정리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페핀 라인데르스 코치, 피터 크라비츠 코치 등 클롭 감독과 함께 해온 코치들도 함께 팀을 떠날 예정이다.

   
▲ 클롭 감독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리버풀 지휘봉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했다. /사진=리버풀 공식 홈페이지


리버풀이 이번 시즌 EPL 1위를 달리고 있고, 지난 25일에는 풀럼을 물리치고 카라바오컵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유로파리그 16강에도 올라 있다. 팀이 잘 나가고 있는 가운데 시즌 도중 클롭 감독이 갑작스럽게 사임 계획을 밝힌 이유는 무엇일까. '에너지 고갈' 때문이다.

클롭 감독은 구단과 인터뷰에서 "많은 이들이 이(나의 사임) 이야기를 들으면 충격을 받을 것"이라며 스스로도 전격적인 사임 발표라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나는 구단과 리버풀 도시, 서포터, 팀 등 모든 것을 사랑한다"고 팀이 싫거나 다른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부터 강조했다.

이어 "그러나 나의 에너지가 고갈되고 있기에 내려야 하는 결정이었다"며 심신이 지친 상태여서 물러나는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클롭 감독은 2022년 재계약을 해 2026년 여름까지 계약 기간이 남아 있다. 하지만 구단에 사임 의사를 밝히고, 구단이 이를 공식 발표함으로써 이번 시즌을 끝으로 클롭 감독과 리버풀의 계약 해지는 합의된 것으로 보인다.

물론 클롭 감독은 남은 시즌을 잘 마무리하겠다는 뜻도 전하면서 작별 인사는 리버풀에서의 최종전까지 미루겠다고 했다.

독일 출신 클롭 감독은 마인츠에서 현역 은퇴한 뒤 2001년 마인츠 감독으로 지도자의 길로 들어섰다. 2008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감독으로 부임해 팀을 2010-2011, 2011-2012시즌 분데스리가 2연패로 이끌며 명장 반열에 올라섰다. 2012-2013시즌에는 도르트문트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까지 시켰다.

   
▲ 리버풀의 중흥을 이끈 클롭 감독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나기로 했다. /사진=리버풀 SNS


2015년 10월 리버풀 지휘봉을 잡은 클롭 감독은 침체에 빠져 있던 리버풀을 다시 명문으로 부활시켰다. 2019년 리버풀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며 유럽 챔피언에 올려놓았다. 당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상대가 손흥민이 뛴 토트넘이었다. 이어 2019-2020시즌 리버풀의 숙원이었던 EPL 첫 우승을 이끌었고, 2021-2022시즌에는 FA컵과 카라바오컵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클롭 감독이 리버풀에서의 마지막 시즌 또 어떤 선물을 안기고 떠날지, 리버풀의 남은 시즌은 더욱 관심을 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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