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러시아 여자 피겨스케이팅 스타 카밀라 발리예바(17)가 금지 약물을 복용한 것이 인정된다는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판결이 나왔다. 발리예바는 선수 자격 정지와 함께 획득했던 메달도 박탈된다.

스위스 로잔에 있는 CAS는 2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발리예바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도핑 방지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4년간 선수자격 정지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발리예바의 선수 자격 정지 기간은 도핑 테스트가 있었던 2021년 12월로 소급 적용돼 2025년 12월까지다.

   
▲ 베이징 동계올림픽 출전 당시 발리예바. /사진=IOC 공식 SNS


아울러 CAS는 발리예바가 도핑 테스트 후인 2022년 2월 참가한 베이징 동계올림픽 단체전에서 획득한 러시아의 금메달을 박탈하며, 그 이후로 발리예바가 달성한 모든 경쟁 대회의 결과에 대해서도 무효로 처리한다고 판정했다.

CAS 재판부는 발리예바가 도핑 방지 규정상 금지약물인 트리메타지딘에 양성 반응을 보인 것을 사실로 보고 규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협심증 치료제 성분인 트리메타지딘은 운동선수의 신체 효율 향상에 사용될 수 있어 2014년 금지약물로 지정됐다.

발리예바는 2021년 12월 러시아 전국 피겨스케이트 선수권 대회 출전 당시 도핑 테스트에서 트리메타지딘 양성 반응을 보였다. 이런 사실이 제때 보고되지 않아 발리예바는 이듬해인 2022년 2월 열린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참가했고, 단체전 금메달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올림픽 기간 그의 금지약물 복용 의혹이 불거져 논란이 됐으며, IOC(국제올림픽위원회)는 발리예바의 도핑 관련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그가 입상한 경기의 시상식을 열지 않기로 해 피겨 단체전 시상식은 진행되지 않았다. 논란 여파로 발리예바는 개인전에서는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다.

러시아의 베이징올림픽 피겨 단체전 금메달이 무효 처리됨에 따라 당시 2위를 했던 미국에게 금메달이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CAS의 판결에 대해 러시아 크렘린궁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정치적인 결정이라고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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