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팬들이 새벽잠을 설쳤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에서 연장전 끝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전반 호주에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가다 패배 일보 직전인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이 유도해낸 페널티킥 찬스에서 황희찬이 동점골을 성공시켜 기사회생했다. 연장전에서는 황희찬이 얻어낸 프리킥에서 손흥민이 환상적인 슛으로 역전 결승골을 터뜨려 극적으로 4강 진출에 성공했다.

   
▲ 호주를 상대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4강 진출에 성공한 한국 대표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이제 한국은 오는 7일 0시(6일 24시) 요르단과 준결승전에서 만나 결승 진출을 다툰다, 64년만의 아시안컵 정상까지 이제 2승만 남겨둔 한국대표팀이다.

극적이었던 호주전 승리와 함께 탄생한, 주목할 만한 A매치 기록들도 많았다. 

▲ 24년만에 거둔 아시안컵 역전승

1956년 1회 아시안컵 대회 이래 이날 호주전까지 한국은 아시안컵에서만 총 72경기를 치렀는데 역전승을 거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1980년 쿠웨이트에서 열린 제7회 대회 북한과의 준결승에서 전반 한 골을 허용해 뒤지다가 후반 막판 정해원의 극적인 두 골로 2-1 승리를 거둔 것이 첫 역전승이었다. 이어 지난 2000년 레바논에서 개최된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이란에 먼저 실점한 이후, 후반 종료 직전 김상식의 동점골, 그리고 연장 전반 10분 이동국의 결승골(골든골)로 2-1로 이긴 것이 두 번째다. 

이번 호주전 승리는 24년만에 아시안컵에서 일궈낸 짜릿한 역전극이었다.

▲ 4경기 연속 후반 추가시간 득점은 최초

호주전에서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에 황희찬이 페널티킥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로써 한국은 이번 아시안컵에서 조별리그 2차전 요르단전 상대 자책골을 시작으로 3차전 말레이시아전 손흥민 페널티킥 골, 16강 사우디전 조규성 헤더골에 이어 8강 호주전까지 4경기 연속 후반 추가시간에 골을 뽑아냈다.

한국대표팀의 A매치 역사상 4경기 연속으로 후반 추가시간에 상대 골망을 흔든 것은 이번이 최초다. 지금까지 기록은 3경기 연속이었다. 지난 2022년 6월에 열린 칠레, 파라과이, 이집트와의 잇따른 친선경기에서 손흥민, 정우영(슈투트가르트), 권창훈이 각각 후반 추가시간에 골을 터뜨린 바 있다. 

   
▲ 손흥민이 연장 역전골을 터뜨리며 세리머니를 펼치자 클린스만 감독이 함께 환호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SNS


▲ 손흥민, 한국선수 아시안컵 최다 출전 1위 및 득점 공동 2위

지난 16강전 사우디전에 나서면서 아시안컵 통산 16경기 출전을 기록했던 손흥민은 호주전에도 변함없이 선발 출전하면서 아시안컵에서만 17경기째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로써 손흥민은 이영표(통산 16경기)를 제치고 한국 선수로는 아시안컵 최다 출전 선수가 됐다.

손흥민은 또 이날 한 골을 추가함으로써 이번 대회 3골로 아시안컵 개인 통산 7골을 기록했다.  7골은 최순호와 함께 한국 선수의 아시안컵 최다 득점 공동 2위에 해당한다. 남은 경기에서 손흥민이 1위인 이동국의 10골에 도달할 수 있을지도 지켜볼 일이다. 

▲ 김태환, 차두리 제치고 최고령 출전 기록

호주전에서 오른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한 김태환(전북 현대)은 만 34세 193일에 아시안컵 경기에 나섰다. 이로써 김태환은 차두리 현 대표팀 코치가 지난 2015년 아시안컵 결승전에 출전했을 당시의 34세 190일을 제치고 한국 선수로는 역대 아시안컵 최고령 출전선수가 됐다.  

▲ 손흥민, 최다 프리킥 골 기록 6개로 늘려

손흥민은 이날 호주전 연장전에서 기가 막힌 오른발 프리킥으로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지난해 3월 울산에서 열린 콜롬비아와 친선경기에서 다섯 번째 프리킥 골을 터뜨리며 하석주의 4골을 넘어 한국 선수 A매치 역대 최다 프리킥 골 기록을 세운 바 있는 손흥민은 호주전 골로 자신의 A매치 프리킥 골 기록을 6개로 늘렸다.

손흥민은 2015년 미얀마를 상대로 처음 프리킥 골을 넣은 뒤 2022년 칠레, 파라과이, 코스타리카전, 2023년 콜롬비아전에서 프리킥 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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