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이번에는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가 ‘노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가 최근 '노쇼'로 물의를 빚은 데 이어 메시까지 '노쇼' 사태를 일으키자 두 축구 슈퍼스타에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CNN과 ESPN 등 외신들은 5일(이하 한국시간) 전날 홍콩에서 열린 미국프로축구(MLS) 인터 마이애미와 홍콩 올스타의 친선경기에서 일어난 메시의 '노쇼' 논란과 중국 축구팬들의 반응을 전했다.

   
▲ 마이애미가 홍콩 올스타와 친선경기에서 4-1로 이겼다. 이 경기에 메시가 출전하지 않아 '노쇼' 논란을 자처했다. /사진=인터 마이애미 SNS


4일 홍콩 스타디움에서는 마이애미-홍콩 올스타팀의 친선경기가 열렸다. 마이애미에는 메시를 포함한 세계적 스타들이 다수 포함돼 있어 수많은 관중들이 가득 들어차 경기를 지켜봤지만 메시는 끝내 출전하지 않았다. 경기는 마이애미의 4-1 승리로 끝났다.

메시의 결장 이유는 햄스트링 부상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으로 경기 출전을 못한 것은 어쩔 수 없다지만, 문제는 메시가 출전할 것처럼 홍보가 됐다는 것이다. 타타 마르티노 마이애미 감독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메시가 출전할 수 있을 것처럼 얘기를 했지만 정작 메시는 경기 내내 벤치만 지켰다.

메시 뿐 아니라 루이스 수아레즈, 세르히오 부스케츠, 조르디 알바 등 마이애미를 대표하는 스타 선수들이 모두 선발 명단에서 빠졌다. 메시와 수아레즈는 결장했고, 부스케츠와 알바는 후반 교체 출전했다.

   
▲ 마이애미의 스타 군단. 왼쪽부터 메시, 수아레즈, 부스케츠, 알바. 홍콩에서 열린 마이애미-홍콩 올스타 친선경기에 메시와 수아레즈가 결장해 '노쇼'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사진=인터 마이애미 SNS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은 이에 계속 ‘환불(refund)’ 구호를 외치며 메시 등의 '노쇼'에 격렬하게 항의했다.

홍콩 정부도 열을 받은 듯 성명을 통해 “우리 정부는 팬들과 마찬가지로 메시가 출전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주최측에 깊은 실망감을 느낀다"며 "주최측은 팬들에게 이런 일이 벌어진 데 대해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항의의 뜻을 밝혔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홍콩 입법회(의회) 의원들도 주최측이 팬들에게 티켓 가격의 절반을 환불해야 하고, 정부 지원금도 일정 부분 토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친선경기를 주최한 태틀러 아시아 측에 홍콩 정부가 1500만 홍콩 달러(약 25억 50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했고, 경기장 사용 보조금도 100만 홍콩 달러(1억 7000만원)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주최측은 "우리는 메시나 수아레즈의 결장에 대해 어떤 정보도 듣지 못했다. 두 선수가 구단 의료진의 결정에 따라 뛰지 못한 것은 우리를 포함한 모든 이들에게 실망스런 일"이라며 자신들도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마르티노 감독은 "메시는 내전근이 부어올라 의료진이 경기에 뛰는 것은 아주 위험하다고 했다. 수아레즈의 경우 무릎에 문제가 있었다"고 해명하면서 팬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하지만 이런 해명으로 성난 팬심을 쉽게 달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호날두도 중국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친선경기에서 '노쇼' 사태를 일으킨 바 있다. 호날두의 소속팀 알 나스르는 지난 1월 24일과 28일 상하이, 저장과 중국 투어 친선경기를 치를 예정이었다. 하지만 첫 경기 하루 전인 23일 경기 연기를 전격 발표했다. 이유는 호날두가 허벅지 부상으로 뛸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에 팬들의 비난이 빗발치자 호날두는 기자회견을 통해 사과하면서 경기 취소가 아닌 연기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호날두가 뛰는 경기의 직관을 기다려온 중국 팬들의 맹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 2019년 유벤투스의 방한 친선경기 때 당시 유벤투스 소속이던 호날두가 경기 출전을 하지 않고 벤치만 지켜 '노쇼' 논란을 일으켰다. /사진=더팩트 제공


호날두는 한국 축구팬들에게도 '노쇼'로 큰 실망감을 안긴 전력도 있다. 유벤투스 소속으로 뛰던 2019년 7월, 유벤투스가 한국을 찾아 팀 K리그와 친선경기를 치렀는데, 호날두는 부상 등 특별한 사유가 없었음에도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당시 유벤투스 선수단은 예정된 시간보다 늦게 경기장에 도착해 경기 킥오프도 약 50분이나 지연된데다 호날두는 벤치만 지키다 떠났다. 호날두가 최소 45분은 뛴다는 계약 조건도 이행하지 않아 파장이 컸다.

한편, 지난 2일에는 사우디 아라비아 리야드에서 마이애미와 알 나스르의 친선경기가 열렸다. 이 경기는 메시와 호날두의 '메호대전'으로 전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호날두가 부상으로 결장함에 따라 둘의 맞대결이 무산됨으로써 맥빠진 경기가 되고 말았다.

메시든 호날두든, 유독 아시아권 투어에서 이렇게 '노쇼' 논란을 연이어 일으키고 있다. 아시아 축구팬들을 무시하는 행태라는 비판이 나올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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