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연구원장 좌담회에서 “올해 한반도 군사적으로 어려움 예상”
“북한 위협적인 것 맞지만 한반도 전쟁 가능성 단언하기엔 일러”
[미디어펜=김소정 기자]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북한의 민족·통일 개념 폐기 정책과 관련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김일성·김정일이 추진해온 정책을 뒤집고 있으므로 북한 내부에 이념적 공백·혼란을 야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5일 4대 연구원장과 함께한 특별좌담회에서 “북한에서 이런 혼란이 발생하면 김정은은 외부로 시선을 돌리는 정책을 구사할 것이므로 올해 한반도 상황은 군사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어느 때보다 한미동맹과 우리 군사력을 강화시켜 북한의 군사도발에 철저하게 대비하고 억제체제를 강화시켜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또 “북한은 남북 간 동족관계를 부정하고 두 개의 교전국가관계로 규정하고 있지만 우리정부는 통일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나갈 것”이라면서 “새해 들어 우리정부는 자유의 북진정책을 추진해나갈 것이다. 한반도의 평화·안정과 북한 비핵화를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김천식 통일연구원장은 북한의 남한에 대한 교전국 선언에 대해 “북한의 전통적인 두가지 노선은 무력통일과 남조선 혁명에 의한 적화통일인데, (더 이상) 남조선 혁명은 불가능하므로 무력으로 통일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배경에 몇가지가 있다”며 “남한체제를 전복시키는 것이 여의치 않고, 한류 등에 영향받고 있는 김정은정권 생존을 위한 방어조치이고, 위기조성을 통해 한미가 불안감을 갖고 이간질도 시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 김영호 통일부 장관(가운데)과 한석희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왼쪽부터), 김천식 통일연구원장, 박철희 국립외교원장, 박영준 국방대 국가안전보장문제연구소장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통일부 장관 - 4대 연구원장 신년 특별좌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2.5./사진=연합뉴스

이날 4대 연구원장들은 남북 간 무력충돌 가능성에 대해 대비는 해야겠지만 직접적 충돌 가능성에 대해선 낮게 봤다. 또한 러시아와 밀착하고 있는 북한에 대해 중국도 관계를 강화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북중러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영준 국방대학교 국가안전보장문제연구소장은 “북한이 핵선제공격을 내세워 2022년 9월 공표한 핵무력법은 냉전시대 공산국가보다 도 공격적인 핵전략”이라면서도 “최근 스탠퍼드대학의 지그프리드 해커 박사가 북한이 6.25전쟁 이후 가장 위험한 결정을 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한 것은 너무 나가지 않았나 싶다. 북한이 위협적인 것은 맞지만 한반도 전쟁 가능성을 단언하기엔 이르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이 도발 위협을 통해 대내 결속을 다지고, 남남갈등을 부추기고 미국 대선을 겨냥해 존재감을 과시하는 것”이라면서 “우리가 북한의 군사위협에 대해 예의주시해야겠지만 그것이 한반도 위기와 직결된다고 판단하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한석희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은 “북러 관계에 비해 북중 관계가 소원해졌다고 보지 않는다”며 “중국 입장에서 북한을 버릴 수 없고, 관계 강화에 노력하는 것 같다. 중국은 2019년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 문제에서 패싱당하면 안되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런 한편, 한 원장은 “아직까지 북중러 3국 정상이 한자리에서 사진을 찍은 사실이 없다. 그것이 북한의 한계“라면서 ”북한이 러시아와 중국을 등에 업고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데 가장 큰 우려가 북한이 남한에 대한 도발을 강화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이다“라고 말했다.   

박철희 국립외교원장은 현재 국제정세에 대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나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같은 당면한 문제를 보면 다자주의와 국제기구에 의해 조정될 이슈들이 조정되지 않으면서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어떤 선택을 해야할 지가 관건이다. 올해 76개국에서 42억명이 투표하는 선거의 해인데, 이제 국제질서뿐 아니라 각국 국내질서 변화에도 우리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할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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