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한달새 4조4000억원 늘어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시중금리가 하락하면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또 다시 들썩이고 있다. 정부의 신생아 특례대출‧보금자리론 등 잇딴 정책대출 상품 출시에 이어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주담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 정부의 신생아 특례대출‧보금자리론 등 잇딴 정책대출 상품 출시에 이어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주담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사진=김상문 기자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95조314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말(692조4094억원)보다 2조9059억원 증가했다. 이들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5월 증가세로 돌아선 후 9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529조8922억원에서 534조3251억원으로 4조4339억원 늘었다.

가계대출이 늘어난 것은 정부의 잇딴 정책대출 상품 출시와 본격적인 대출 갈아타기 시행으로 시중금리가 하락하면서 대출수요를 자극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9일부터 시행된 주담대 갈아타기의 경우 26일까지 영업일 기준 14일간 접수된 신청액은 2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 흥행으로 금융권 금리 경쟁이 촉진되면서 다수 은행에서는 일반 신규 주담대 금리를 인하했다. A은행은 지난달 12일부터 일반 신규 주담대 금리를 0.4~1.4%포인트 내렸고, B은행은 같은 달 9일부터 0.15~0.4%포인트 인하했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정부는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정작 부채관리와는 상충되는 정책으로 대출수요를 자극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7조원 규모의 신생아 특례대출은 최저 1%대 금리에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70%, 생애최초의 경우엔 80%까지 적용된다. 여기다 DSR 규제에서도 제외됐다. 연간 10조원(최대 15조원) 규모의 보금자리론도 지난해 한시적으로 출시된 특례보금자리론의 전례에 비춰봤을 때, 대출자들의 수요를 자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금융그룹 등 5대 금융지주는 최근 금융당국에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1.5~2% 이내로 관리하겠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신규 정책 모기지 상품이 과도하게 공급될 경우 가계부채 수요를 재차 끌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가계부채는 당분간 늘어날 전망이다. 이달 중으로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도입되면 대출한도가 줄어드는 만큼, 미리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 스트레스 DSR은 변동금리 대출 등을 이용하는 차주가 대출 이용기간 중 금리 상승으로 인해 원리금 상환 부담이 상승할 가능성을 감안해 DSR 산정시 일정 수준의 가산금리(스트레스 금리)를 부과하는 제도다.

연봉 5000만원인 직장인이 30년 만기로 분할상환 주담대를 받을 경우 기존 DSR을 적용하면 대출 한도는 3억3000만원이다. 하지만 스트레스 DSR을 적용하면 올 6월까지는 3억1500만원, 내년에는 3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오는 26일부터 은행권 주담대에 스트레스 DSR이 우선 적용되며, 오는 6월부터는 은행권 신용대출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주담대로 확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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