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향후 기업 인수·합병(M&A) 시에는 추진 배경과 이유 등 주요 의사 결정 내용을 공시해야 하며, 합병 결정에 대한 이사회 의견서도 공시하도록 해 이사회 책임성을 높이기로 했다.

   
▲ 금융위원회는 6일 'M&A 제도 개선 간담회'를 열어 정책 방향을 예고했다./사진=금융위원회

금융위원회는 6일 'M&A 제도 개선 간담회'를 열고 이러한 내용의 정책 방향을 예고했다. 

이는 작년 5월 발표한 '기업 M&A 지원 방안' 발표 방안을 보다 구체화한 것으로,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M&A 과정에서 일반주주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합병의 이유와 진행 과정에 대한 정보가 시장에 적시에, 충분히 제공되지 못함에 따라 지배주주에 편향된 합병이 진행되는 경우에도 일반주주가 이를 알기 어려웠다"며 "이사회가 합병 과정에서 일반주주의 권익이 소외되는 결정을 하지 않을지 우려를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인식 하에 금융위는 합병 관련 공시를 강화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합병추진 배경이나 합병 상대방 선정 이유, 합병 진행 시점 결정 이유 등을 공시 항목에 포함한다는 내용이다.

지금까지 기업은 합병 계약 체결에 대한 이사회 결의 후 주요사항보고서와 증권신고서 등을 제출해왔다. 하지만 합병 진행배경 등은 간략히만 기재해 일반 주주에게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금융위는 합병 관련 이사회 논의 내용도 투자자에게 알리도록 했다. 또 합병 목적, 합병가액 및 거래 조건의 적정성, 합병에 반대하는 경우 그 사유 등에 대한 의사회 의견이 포함된 '이사회 의견서'를 작성·공시하도록 의무화할 예정이다.

일련의 조치로 합병 진행 과정에서 이사회 책임성을 강화하고, 합병 과정 및 합병가액의 공정성이 확보될 것으로 금융위는 예상했다.

한편 합병 적정성을 판단하는 외부평가 제도도 개선된다. 일단 합병가액 산정 과정에 관여한 기관은 외부평가기관으로 선정될 수 없도록 했다. 외부평가기관 스스로도 자체적인 품질관리 규정을 마련하고 이를 준수해야 한다.

합병 공정성에 대한 우려가 상대적으로 더 큰 '계열사 간 합병'에 대해서는 외부평가기관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감사위원회 의결이나 감사 동의를 거치도록 했으며, 비계열사 간 합병가액 산정 방법에 대한 규제 개선도 이뤄진다.

비계열사 간 합병에 대해서는 합병에 대한 공시 강화, 외부평가 의무화 등을 전제로 합병가액 산정 방법에 대해 자본시장법상 산식을 의무화하지 않고 당사자 간 협의에 의해 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조치는 현행 자본시장법령이 합병가액 산정 방법을 구체적으로 규율함으로써 기업 간 자율적 교섭 및 기업구조 재편을 저해하는 측면이 있다는 지적을 받아들인 것이다.

김 부위원장은 "비계열사 간 합병은 기본적으로 대등한 당사자 간 거래"라며 "자율적인 협상을 통해 기업의 진정한 가치가 반영될 수 있도록 합병가액 규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금융위는 이번 제도 개선 방안의 신속한 추진을 위해 관련 규정 개정을 3분기 중 마무리 한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