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넥스원, 사우디아바리아와 32억 달러 규모 수출 계약
불안정한 중동 정세에 무기 수요 늘어나면서 방산업계 공략 나서
KAI, UAE에 수리온 헬기 수출 성과 예상돼
[미디어펜=박준모 기자]K-방산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대규모 수출 계약을 맺으며 올해 200억 달러 수출 목표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국내 방산업계는 중동을 전략 시장을 꼽고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추가 수주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 LIG넥스원의 천궁-Ⅱ./사진=국방과학연구원 제공


◆사우디와 대규모 계약 체결…200억 달러 향해 순항

7일 업계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사우디아라비아와 탄도탄 요격미사일 체계 ‘천궁-Ⅱ’를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32억 달러로 알려졌다. 

‘천궁-Ⅱ’는 탄도탄과 항공기 등 공중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기술로 개발된 중거리·중고도 지대공 요격체계다. 2012년부터 국방과학연구소 주관으로 개발에 착수해 2017년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고, 2018년부터 LIG넥스원이 양산하고 있다.

탄도탄 요격을 위한 교전통제 기술과 다기능 레이더의 추적 기술, 다표적 동시교전을 위한 정밀 탐색기 등이 높은 수준의 기술들이 적용되면서 해외에서 높은 관심을 보여왔고, 이번 수출계약까지 이어졌다. 

‘천궁-Ⅱ’의 중동 수출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22년에는 아랍에미리트(UAE)에 35억 달러 규모로 수출 계약을 맺은 바 있는데 다시 한번 중동에서 ‘천궁-Ⅱ’의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에 대규모 계약을 체결하면서 K-방산 수출 수주 목표액인 200억 달러 달성에도 힘이 실리게 됐다. 정부는 지난해에도 K-방산 수출 수주 목표를 200억 달러로 책정했는데 이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올해 다시 200억 달러를 수주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계약은 올해 첫 대규모 방산 수주 계약으로 목표치의 16%를 채우게 됐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바아 순방 이후 대규모 방산 계약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은 있었다”며 “이번에 계약이 확정되면서 국내 방산업계의 기술력이 전 세계 곳곳에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 KAI의 수리온 헬기./사진=KAI 제공


◆방산업계, 중동 시장 공략 박차…추가 수주 기대감

국내 방산업계는 중동을 전략 시장으로 보고 공략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중동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 이후 불안정한 정세를 보이면서 무기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국내 방산업계는 중동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추가 수주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실제 국내 방산업계 빅4(한국항공우주산업·한화에어로스페이스·현대로템·LIG넥스원)는 이달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국제 방산전시회에 모두 참가하면서 마케팅 강화에 나서기도 했다. 

수주가 가시화되는 곳도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는 UAE에 국산 헬기 ‘수리온’ 수출을 추진 중이다. 수리온은 국내에서 군용뿐만 아니라 경찰·해경·소방·산림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헬기로 꼽힌다.

현재 UAE와 계약 규모와 기술 이전 등 세부 사항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올해 안으로 성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와 다연장로켓(MLRS) 천무도 수출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중동과 인접한 이집트에 K9 자주포를 수출하는 계약을 맺었는데 올해 본격적인 인도가 시작된다. 이집트의 K9 자주포 운영이 시작됨에 따라 다른 중동 국가에서도 관심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K9 자주포는 방산 선진국 제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빠른 납기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중동 수출 가능성이 높다. 

현대로템은 수출형 K2 전차(K2EX)를 통해 중동 시장을 공략한다. 현지에 맞게 사막과 같은 고온의 환경에서도 운용할 수 있도록 엔진의 성능을 높이고, 사막색으로 위장 도색한 모델을 선보였다.

중장기적 관점으로 보면 LIG넥스원의 추가 수출 가능성도 있다. 사우디·UAE에 천궁-Ⅱ 기술력에 만족한다면 이번 계약에 이어 2차·3차 수주로 이어질 수도 있으며, 중동 다른 국가에서도 관심을 가질 수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중동은 국내 방산업계가 블루오션으로 보고 공략하고 있는 곳”이라며 “중동에서는 불안정한 정세로 인해 무기 도입이 늘어날 것을 예상되는 만큼 사우디아라바이를 시작으로 다른 국가와도 무기 수출 계약이 맺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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