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아시안컵에서 모든 것을 쏟아부었지만 원했던 결과를 얻지 못하고 소속팀으로 돌아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캡틴 손흥민(토트넘)이 팬들에게 다시 인사를 전했다. 주장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 자신을 탓하며 또 사과한 손흥민의 인사는 팬들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손흥민은 8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개인 SNS에 아시안컵 당시 기쁨과 좌절의 순간이 담긴 사진 여러 장을 게시하면서 심경과 팬들에 대한 인사를 전했다.

   
▲ 사진=손흥민 인스타그램


손흥민은 "많은 분들이 기대해 주셨던 아시안컵을 치르면서 온통 경기에만 집중하다보니 감사 인사가 너무 늦어졌습니다. 경기를 마치고 런던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무겁고 아쉬웠지만 잘 도착했습니다"라고 인사하면서 "제가 주장으로서 부족했고 팀을 잘 이끌지 못했던 거 같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정말 많은 사랑 주시고, 응원해주셔서 대한민국 축구선수임이 너무 자랑스러웠습니다. 감사하고 죄송합니다"라고 팬들에게 사과의 뜻도 전했다.

한국은 7일 새벽 열린 요르단과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유효슈팅을 한 개도 기록하지 못한 무기력한 경기 내용을 보이며 0-2로 완패했다. 64년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했던 한국은 결승행 문턱을 넘어서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4강에서 탈락한 한국대표팀은 8일 귀국할 예정이며, 손흥민을 비롯한 유럽파 선수들은 각자 소속팀으로 복귀했다.

손흥민은 런던에 도착하자마자 팬들에게 인사를 겸해 또 사과를 했지만, 사실 한국축구대표팀 에이스이자 캡틴 손흥민이 사과해야 할 일은 없다.

손흥민은 이번 아시안컵에서 한국이 치른 6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해 모두 풀타임을 뛰었다. 대표팀 선수 중 유일하게 전 경기 풀타임을 소화한 손흥민은 페널티킥 2골, 프리킥 1골로 3골을 넣으며 한국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특히 호주와 8강전에서 0-1로 뒤지던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을 얻어내 황희찬에게 동점골 기회를 주고, 연장전에서 환상적인 프리킥 역전 결승골을 터뜨린 장면은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혼신의 힘을 다한 손흥민은 요르단과 준결승에서는 다소 지친 기색을 보였지만 그래도 끝까지 최선을 다했고, 한국의 패배와 탈락이 확정되자 그 누구보다 아쉬워하며 한동안 그라운드에 돌처럼 서 있었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요르단전 후 패배의 책임은 주장인 자신에게 있다며 질책은 자신에게 하라는 말로 실수를 했거나 부진했던 동료 선수들을 감쌌다. 클린스만 감독이 해야 했던 말을 손흥민이 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손흥민의 거듭된 사과에 팬들은 "사과하지 마요 모든 순간이 멋지고 고마웠습니다", "대한민국대표팀에 손흥민 선수가 주장이라 너무 자랑스러워요" 등의 댓글로 격려를 해줬다.

손흥민이 이 게시물을 올린 지 5시간밖에 안됐는데 '좋아요' 수는 100만개에 육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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