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희생 요구 받아들인 김태호 "낙동강 최전선 온 몸 던지겠다"
김두관 "윤석열 정권 심판 구체화시키기 위한 아주 좋은 구도" 견제구
전직 경남도지사 김태호·김두관, 文 사저 있는 양산서 맞붙을지 관심
[미디어펜=이희연 기자]3선 중진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이 8일 '낙동강 벨트 험지'로 불리는 양산을 지역을 탈환해달라는 당 지도부 요청을 수락했다. 양산을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곳으로 민주당 김두관 의원이 버티고 있는 곳이다. 전직 경남도지사를 지낸 김태호 의원과 김두관 의원의 빅매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낙동강 벨트'을 향한 열기가 점점 더 뜨거워 지고 있다. 두 사람은 이미 지난 2006년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경남도지사 선거에서 한번 맞붙은 적이 있다. 당시에는 김태호 의원이 승리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낙동강벨트를 총선 승리의 교두보로 만들어 달라는 당의 간곡한 요청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라며 "당이 처해있는 현실이 너무나 절박하기에 외면할 수가 없었다"라고 밝혔다. 지난 7일 당의 험지 출마 요청을 수락한 서병수 의원에 이은 두 번째 희생이다.

김 의원은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당으로부터 창원 성산, 김해을 등 'PK 험지' 출마 권유를 받은바 있다. 하지만 그는 고향(경남 거창군)이 있는 현 지역구 출마를 고수했고, 공천에서 탈락하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 김태호 외교통일위원장/사진=연합뉴스 제공


김 의원은 지난 1998년 경남도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이후 2002년 거창군수로 당선되면서 40세에 전국 최연소 기초단체장이 됐다. 또, 2004년에는 경남지사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되는 저력을 보이기도 했다. 도지사 재임 당시 그의 나이는 41세로 역대 민선 광역자치단체장 중에서도 최연소다. 이 기록은 아직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다. 그는 여권의 대권 잠룡으로도 꼽힌다. 

김 의원은 "거대 야당의 횡포에 나라가 흔들리는 상황에서는 한 석이라도 이기는 것이 나라를 지키고 고향을 지키는 일이기에 기꺼이 광야의 길을 가겠다. 낙동강 벨트 탈환이 나라를 위한 큰 승리의 출발이 되리라 믿는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 "당을 위해 제가 더 쓸모있게 쓰인다면 그 길이 가시밭길이라도 또 가겠다"라며 "당을 위해 내가 더 쓸모 있게 쓰인다면, 그 길이 가시밭길이라도 또 가겠다. 양산시민 여러분의 힘을 믿는다.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민의힘 지도부는 김 의원에게 낙동강 벨트 험지 불리는 경남 양산을 출마를 요청했다. 낙동강 벨트는 서부산, 경남 김해·양산 등을 지칭한다. 이곳에는 민주당 민홍철(김해갑)을 비롯해 김정호(김해을)·전재수(북강서갑)·최인호(부산 사하갑) 등 민주당 소속 현역 의원들이 진을 치고 있는 곳이다. 특히 양산을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곳으로 경남도지사를 지낸 민주당 김두관 의원이 있다. 

김 의원(32·33대)과 김두관 의원(34대) 모두 경남도지사를 지낸 만큼,  김 의원에 대한 공천이 이뤄진다면 여야 전직 도지사 간 한판 승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이미 지난 2006년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경남도지사 선거에서 한번 맞붙은 적이 있다. 김 의원은 당시 열린우리당의 김두관 후보를 63.12%의 압도적인 차이로 이기면서 재선에 성공했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2011년 경남의 험지 김해에 출마할 때도, 2016년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할 때도, 탄핵 이후 2018년 경남도지사 선거에 출마할 때도, 당의 부름에 흔쾌히 응했다"라며 "가고 싶은 길보다 가야 하는 길을 택했다"라고 말했다. 

   
▲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 /사진=미디어펜


김 의원의 양산을 도전 소식에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지난 6일 페이스북을 통해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여유로움을 보였다. 그는 "윤석열 정권 심판이라는 이번 총선의 가장 핵심적인 의제를 더욱 구체화시키기 위해서는 상징적인 싸움이 필요하고 이곳 경남, 부울경에서 김두관과 김태호의 대결은 지역민 모두의 관심을 끌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 1995년 무소속 남해군수로 재선을 지낸 뒤, 2010년 지방선거에서 김태호 의원의 뒤를 이어 제34대 경남도지사로 당선됐다. 2012년 경남도지사를 사퇴 후에는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문재인 후보 등과 맞붙기도 했다. 

한편, 현재 양산을 지역구 출마 의사를 밝힌 국민의힘 예비후보로는 한옥문 양산을 당협위원장(59)과 윤종운 국민의힘 중앙위원회 해양수산분과 위원장(62)이 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