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 수비수 정승현(알와슬)이 악플로 인한 고충을 호소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정승현은 9일(한국시간) 자신의 개인 SNS에 "와이프 계정과 아기 계정에 도가 지나친 댓글을 남기는 사람들이 많은데 선처 없이 고소 진행할 예정입니다"라며 "가족에게 지나친 비방 및 욕설은 하지 말아주세요. 부탁드립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 국가대표 수비수 정승현이 도를 넘은 악플에 강경 대응을 예고하면서 자제해줄 것을 당부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정승현 SNS


정승현은 한국축구대표팀 클린스만호의 일원으로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안컵에 출전했다. 중앙수비수 정승현은 한국이 치른 6경기 가운데 조별리그 3차전 말레이시아전, 호주와 8강전을 제외한 4경기에 선발 출전해 후방 수비를 맡았다.

한국은 6경기에서 10실점하며 수비에 문제점을 드러냈다. 요르단과 준결승전에서는 유효슈팅 하나 기록하지 못한 채 0-2로 완패하며 탈락해 축구팬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이에 축구팬들은 제대로 된 전략 없이 색깔없는 축구만 보여준 클린스만 감독을 비롯해 기대에 못미치는 활약을 한 몇몇 선수들을 향해 비판의 화살을 쏘았다. 그 중에는 합리적인 비판이 아닌 욕설이나 인신공격 등 도를 넘은 댓글로 선수들을 비난하기도 했다.

특히 최전방 공격수로서 결정적 골 찬스를 몇 번 놓쳤던 조규성(미트윌란)을 향해 심각한 수준의 악성 댓글이 집중됐다. 그 외에도 이기제(수원), 설영우(울산)도 악플에 시달렸다.

오죽했으면 주장 손흥민(토트넘)이 조별리그를 마친 후 인터뷰에서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상에서 선을 넘는 반응들을 하시는데, 지켜보면 안타까운 것 같다. 모든 선수들에게는 가족과 동료들이 있다. 그런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 자체가 마음이 아프다"면서 "축구 선수이기 전에 한 인간으로서 그런 이야기를 듣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선수들을 아껴주셨으면 좋겠다"고 직접 간곡한 당부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이 목표로 했던 우승에 실패했을 뿐 아니라 준결승전에서 실망스런 경기로 패해 결승 진출도 못하자 일부 축구팬들의 악플은 계속됐다. 요르단과 준결승전에서 김영권(울산)과 함께 중앙 수비를 책임졌던 정승현이 실수를 범하자 그도 비난의 타깃이 됐고, 선수뿐 아니라 그 가족들의 SNS 계정까지 찾아가 욕설과 비방을 했다. 정승현이 직접 강경대응을 예고하면서 자제를 부탁하고 나선 데서 심각성을 알 수 있다.

   
▲ 아시안컵 일정을 마친 정승현이 UAE 알와슬로 이적했다. /사진=알와슬 SNS


한편, 정승현은 아시안컵 일정이 마무리되자 곧바로 아랍에미리트(UAE) 알와슬로 이적했다. 정승현은 알와슬 입단 후 SNS에 전 소속팀 울산 팬들에게 진심을 담은 작별 인사를 했는데, 이 게시물에도 비난의 댓글을 올린 팬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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