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위 “삼성전자와 보상방안 우선 논의”

[미디어펜=이미경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의 ‘직업병 문제’ 조정작업이 10월 이후, 후속조정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단,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원회(가족위)가 9월 말까지 우선적으로 삼성전자와 직접 보상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혀 후속조정이 진행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 조정위원회가 삼성전자 반도체 등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해 비공개 합동회의를 열어 조정권고안에 대한 개별 입장을 조율할 예정이다./사진=미디어펜

조정위원회는 삼성전자 반도체 등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해 다음달 7일 오후 교섭주체가 모두 참석하는 비공개 합동회의를 열어 조정권고안에 대한 개별 입장을 조율할 예정이라고 25일 밝혔다.

조정위는 당초 각 교섭주체와 개별회의 방식으로 조정기일을 진행하려고 했지만 주체별로 조정권고안에 대한 수정제안을 내놓자 조정기일을 변경, 이해당사자가 모두 참여하는 회의를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조정위는 “조정의 3개 의제 모두에 관해 교섭주체들의 정리된 입장이나 의견을 확인할 것”이라며 “특히 의견 차이가 많은 재발방지대책에 관해 보다 집중적으로 조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조정위의 이같은 입장 발표에도 불구, 가족대책위는 삼성전자와 보상방안을 우선 논의하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으며 이날 중 협상을 제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가족위 관계자는 “조정위가 내달 7일로 조정기일을 변경한 것은 이달 말을 시한으로 삼성전자와 당사자 협상을 하겠다는 가족대책위 입장을 받아들여준 것으로 보인다”며 “이날 중 삼성전자에 협상을 제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6일 삼성전자도 가족위에서 요구한대로 9월 말을 1차 시한으로 해 추가 조정기일 지정을 보류해달라는 요청을 조정위에 내놓은 바 있다.

한편 조정위는 지난달 23일 삼성전자가 1000억원을 기부해 공익재단을 설립해 피해자에 대한 보상과 예방 및 재발방지 대책 등을 마련해 실행하라는 내용의 조정권고안을 내놨다. 이에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은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도 공익법인 설립 대신 1000억원을 사내 기금으로 조성해 신속히 보상하고 상주 협력사 퇴직자도 자사 퇴직자와 같은 기준을 적용해 보상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