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높은 레벨 부담이 하락 부추겨…상반기 숨고르기 하며 금리 인하 시그널 기다릴듯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시장의 예상치를 웃도는 등 충격을 안기면서 국내 증시도 흔들리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 지수 모두 내림세로 출발했다. 

   
▲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시장의 예상치를 웃도는 등 충격을 안기면서 국내 증시도 흔들리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3일(현지 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3.1%를 기록했다. 전월 상승률(3.4%)보다 낮아졌지만, 월가가 집계한 예상치(2.9%)는 상회했다. 디스인플레이션 상황을 상징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3%의 벽’을 결국 뚫지 못했다. 전월 대비 상승률 역시 0.3%로, 이 역시 시장 예상치(0.2%)를 웃돌았다.

기조적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 역시 마찬가지였다. 전년 동월 대비 3.9%, 전월 대비 0.4% 올랐다. 지난달과 유사한 수준이자 시장예상치(3.7%, 0.3%)를 웃도는 수치다. 소비자 물가 상승세는 물가지표 가중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거비의 상승세 지속이 이끌었다. 

예상보다 높은 물가에 금리 인하 전망에도 힘이 빠지는 모습이다. 이제 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가 아닌 인상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레이더들이 7월 이전 인하 가능성에 대한 베팅을 철회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2% 목표치에 향해가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는 식의 입장을 내비쳤다. 

금리 변동 가능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미국의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4.467%에서 4.654%로 0.187%포인트 급등해 지난해 12월12일(4.73%)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주요 6개국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달러화 지수)도 전일보다 0.67p 오른 104.84를 기록했다. 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이날 국내 증시는 이 같은 영향으로 약세를 나타내는 중이다.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40.04포인트(1.51%) 하락한 2609.60으로 출발했고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11.91포인트(1.41%) 내린 833.24로 거래를 시작했다. 

증권가에서는 증시 급락이 단순히 CPI 발표 결과 때문만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증시가 레벨 부담이 느껴질 만큼 많이 상승한 데 조정의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 CPI가 예상보다 높게 발표되었고 시장은 크게 실망하며 하락했다”면서 “증시가 높은 기대를 가지고 부담스러운 레벨에 올라있었다는 점이 하락을 부추겼다”고 평가했다. 

올해 큰 틀에서 보면 지난해처럼 물가가 경제를 괴롭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게 이 연구원의 설명이다.

그는 이어 “올 상반기 한국 증시는 박스권, 미국 증시는 한차례 오른 다음 정체하면서 2분기의 금리 인하 시그널을 기다릴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국내 증시는 특히 3월 말 배당금 지급, 총선 이후 증시 부양책의 정책모멘텀 소진, 6월의 공매도 재개 가능성이 리스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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