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별 등락 심해져…‘리스크 분산’ ETF에도 관심 가져야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외로 높게 나오면서 미 증시는 물론 국내 주식시장도 꽤 강력하게 조정을 받고 있다. 이번 조정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재조정 가능성을 암시한다는 점에서 재테크 전략에도 교정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제기된다. 

   
▲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외로 높게 나오면서 미 증시는 물론 국내 주식시장도 꽤 강력하게 조정을 받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간밤 미국 뉴욕증시가 예상보다 강했던 1월 미 CPI 여파로 일제히 하락했다. 새해 들어 최근까지 파죽지세의 상승세를 지켜오던 미국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자 국내 증시 역시 조정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이번 결과에 시장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CPI 결과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타이밍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한때 올해 3월 인하 가능성을 낙관하며 이른 축포를 쐈던 증시는 이번 1월 CPI로 ‘1분기 내 인하’ 가능성마저 낙관할 수 없는 쪽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결과에 대해 “에너지 가격 하락에도 주거비를 포함한 서비스 물가의 상승폭이 확대되면서 전월비 상승률이 반등했다”고 진단하면서 “향후 1-2개월 가량 인플레이션 지표를 추가 확인할 필요가 있으나, 예상보다 더딘 둔화 흐름이 지속되면 금리 인하는 6월 이후로 지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뒤로 미뤄지면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진다. 특히 금리인하에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술주들에 대한 접근 방식에 대해 찬반 양론이 갈릴 전망이다.

미국 반도체 섹터를 추종하는 대표적인 상장지수펀드(ETF) 중 하나인 SOXX는 간밤 2% 넘게 빠지며 미 증시 하락세에 가담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12일 하루에만 약 30% 폭등했던 ARM 역시 간밤에 20% 가까이 하락하며 최근 급등폭을 상당 부분 반납했다.

그러나 엔비디아로 넘어오면 분위기가 또 다르다. 반도체 섹터가 강한 조정을 받은 와중에도 엔비디아는 0.17% 하락이 그치며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AMD 역시 0.22% 하락에 그쳐 타 섹터‧종목 대비 견조한 모습을 지켰다.

결국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똑같은 ‘금리인하 수혜’ 종목‧섹터라도 면밀한 분석 이후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단일 종목에 물량을 싣는 것이 부담스러운 투자자라면 ETF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반도체 분야에는 다양한 조합의 ETF들이 다수 출시되고 있다. 당장 이날인 14일엔 신한자산운용에서 국내 반도체 기업을 공정별로 세분화해서 투자할 수 있는 반도체 ETF 2종을 신규 상장했다. ‘SOL 반도체전공정’과 ‘SOL 반도체후공정’은 각각 국내 반도체 전공정과 후공정의 핵심기업만 집중해서 투자할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를 10종목으로 압축한 것이 특징이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관련 반도체 장비주로 구성된 ETF도 있다. 삼성자산운용에서 출시된 ‘KODEX AI반도체 핵심장비’는 조정국면을 이용해서 HBM 장비주에 투자할 수 있는 유효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이창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해당 ETF에 대해 “전공정-후공정-패키징에 이르는 인공지능(AI) 반도체를 대표하는 HBM 관련 반도체 장비주를 최대 비중으로 편입하고 있는 ETF”라면서 “범용 반도체 시대에서 AI 반도체 시대로 전환되는 핵심은 메모리 대역폭(Bandwidth) 극대화에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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