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공관위, 서울·광주·제주 지역 25명 경선 없는 단수 공천
윤 대통령 40년 지기 석동현 컷오프...용산 출신 전원 경선행
한동훈 "보수 정당 최초 '시스템 공천"...총선 공천 그립 강화
[미디어펜=이희연 기자]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가 14일, 제22대 총선 공천 신청자들 중 서울·광주·제주 지역 25명을 단수 공천했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 40년 지기 석동현 전 검사가 공천에서 컷오프(탈락)되는 등 용산 대통령실 출신 공천 신청자 전원이 단수 공천에 들지 못했다. 공관위가 '시스템 공천'을 천명한 만큼 '공정 공천'이 이루어 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시에 윤 대통령과 갈등을 겪으며 힘이 빠지는가 싶었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비대위원장)이 총선 주도권을 확실히 잡은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4.10 총선 공천 신청자 중 면접이 진행된 지역 서울·광주·제주에 대한 심사 평가 결과 서울 19명, 광주 4명, 제주 1명 등 총 25명을 단수 공천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별도의 경선 없이 본선으로 직행하게 됐다.  

평가 기준은 현역 국회의원 및 원외 당협위원장의 경우 경쟁력(40)·도덕성(15)·당 기여도(15)·당무감사(20)·면접 점수(10)가 적용됐다. 당협위원장이 아닌 경우엔 경쟁력(40)·도덕성(15)·당 및 사회 기여도(35)·면접 점수(10)를 기준으로 평가했다. 

   
▲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가 14일, 서울·광주·제주 지역 25명을 단수 공천했다. 다만 용산 대통령실 출신 공천신청자 전원이 단수 공천에 속하지 못했다. 사진은 윤-한 갈등이 이후인 지난 1월 23일 윤석열 대통령이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인사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서울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이른바 '한강 벨트'에는 3선 이상의 중량감 있는 후보를 다수 배치해 탈환 의지를 보였다. 서울 용산 지역구에는 현역인 권영세 전 통일부 장관(4선), 서울 동작을 나경원 전 원내대표(4선), 서울 광진을 오신환 전 의원이 단수 공천됐다. 이들 세 곳은 선거 때마다 여야가 엎치락 뒤치락 격전을 벌이는 곳으로 캐스팅보터로 불린다. 

이외, ▲광진갑(김병민 전 최고위원)  ▲동대문을(김경진 전 의원) ▲강북갑(전상범 전 의정부지법 부장판사) ▲도봉갑(김재섭 전 비대위원) ▲도봉을(김선동 전 의원) ▲서대문갑(이용호 의원) ▲강서갑(구상찬 전 의원) ▲강서병(김일호 전 대통령직 인수위원) ▲구로갑(호준석 전 YTN 앵커) ▲구로을(태영호 의원) ▲동작갑(장진영 서울시당 대변인)  ▲관악갑(유종필 관악구청장) ▲서초갑(조은희 의원) ▲송파갑(박정훈 전 TV조선 앵커) ▲송파을(배현진 의원) ▲강동을(이재영 전 의원) 등 19명이다.  

광주는 ▲동남갑(강현구 전 대한건축사협회 광주광역시건축사회장) ▲동구남구을 (박은식 전 호남대안포럼공동대표 ) ▲서구갑(하헌식 전 서구을 당협위원장) ▲광산갑(김정현 광주시당위원장) ▲광산을(안태욱 TBN 광주교통방송 사장) 등 5명이다. 제주는 제주을 공천을 신청한 김승욱 제주을 당협위원장이 단수 추천 됐다. 

다만 공천을 신청했던 '친윤(친윤석열)' 후보 전원이 단수 공천 명단에서 빠졌다. 특히 윤 대통령의 40년 지기이자 검사 출신인 석동현 전 민주평화통일위원회 사무처장은 보수세가 강한 서울 송파갑에 공천 신청을 했지만 이날 단수공천으로 컷오프됐다. 이 자리엔 박정훈 전 TV조선 앵커가 단수 공천됐다. 정 위원장 설명에 따르면 단수후보 지역구의 공천 탈락자는 기본적으로 공천이 원천 배제된다.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도 전원 단수 공천을 받지 못했다. 송파병에 출사표를 낸 김성용 전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은 김근식 전 당협위원장과 경선을 치러야 한다.  대통령실 인사 ‘양지’ 논란이 있었던 강남을도 박진 의원과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 모두 단수 추천을 받지 못했다. 또한 이승환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지원한 중랑을, 권오현(중·성동갑) 전 행정관, 여명(동대문갑) 전 행정관 등도 마찬가지다.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용산(대통령실)에서 왔는지, 당에서 왔는지는 관계가 없다"며 "누가 승리할 가능성이 높은지에 대해서는 공관위원들 사이에 이견이 없었다"라고 강조했다. 정 공관위원장은 석 전 사무처장 컷오프와 관련해 "여러가지 지표 등 시스템 공천 평가 결과 박정훈으로 가야 승리할 수 있다고 봤다"라고 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석 전 처장 등 대통령실 인사가 전원 배제된 데 대해 "보수 정당 최초의 '시스템 공천'이라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관위에 사람을 생각하지 않고 룰(Rule)을 무조건 확정하자고 강력하게 요구했다"며 "누구를 배제하자는 목적으로 룰을 정한 게 아니다. 누가 컷오프되는지의 문제는 너무 개인으로 보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한 의원은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공천이라는 건 적재적소에 걸 맞는 인재를 추천하는 건데, 아무래도 국민들의 뜻에 맞는 공천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인사 0명 단수공천과 관련해선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완전히 독립적으로 공천을 한다기보다는 대통령실의 입장도 감안해서 쳐내는 게 아니겠나"라며 "서로 간의 입장도 생각을 해주면서, 그러나 (한 위원장이)주도적으로 해나가고 있다고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한 갈등 이후 오히려 한동훈 위원장이 주도적으로 (총선을 주도)해나갈 기반이 마련됐다"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국민의힘 의원은 "용산과 적절한 소통이 있지 않았겠나"라며 "한 위원장 단독으로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그는 "석동현 전 처장이 컷오프되긴 했지만 대신 윤심으로 불리는 박정훈 전 TV조선 앵커가 단수 공천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