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사외이사 독립성 강화 주문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주요 금융지주 사외이사 4분의 3가량이 오는 3월 임기가 종료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사외이사 독립성 및 전문성 강화 주문에 발맞춰 사외이사 교체폭이 확대될지 관심이 쏠린다.

   
▲ 금융감독원 전경./사진=미디어펜DB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NH농협‧우리금융지주 등 5대 금융지주 소속 사외이사 37명 가운데 27명의 임기가 오는 3월 종료된다. 지주별로 KB금융 7명 중 4명, 신한금융 9명 전원, 하나금융 8명 중 6명, 우리금융 6명 중 4명, NH농협금융 7명 중 4명이다.

금융지주 사외이사 임기는 보통 2년이며 연임시 1~2년 추가된다. 통상적으로 금융지주사들은 사외이사의 임기가 끝나도 상법상 최장 6년(KB금융은 5년)까지 재선임을 해왔다. 이를 고려해 최장 임기를 모두 채워 올해 3월 임기만료가 확실시되는 사외이사는 김경호 KB금융 이사, 김홍진‧양동훈‧허윤 하나금융 이사 등 4명이다.

사외이사는 대부분 연임을 하며 경영진을 견제하고 감시해야 하는 본연의 역할보다는 경영자의 편에서 ‘거수기’ 역할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 ‘은행권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모범 관행’을 발표하며 이사회와 사외이사 구성 및 평가체계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할 것을 주문했다.

금융회사가 지속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선 ‘건전한 지배구조 확립’이 필수적인데, 이사회의 경영진 견제‧감시 기능이 미흡하고, 최고경영자 선임 및 경영승계 절차의 투명성 결여 등 국내 은행의 지배구조가 글로벌 수준에 비춰 미흡하다는 평가에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해 말 8개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과 만난 자리에서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강조했다. 이 원장은 “은행지주에서 CEO나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 경영진의 ‘참호구축’ 문제가 발생하거나 폐쇄적인 경영문화가 나타나지 않도록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지난해 금융지주 회장이 대거 교체되며 사외이사도 물갈이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만 금융당국의 전방위적 압박에도 사외이사 교체폭은 큰 폭으로 확대될지는 미지수다. 당국의 모범 관행은 금융사의 자율 규제로 가이드라인에 불과해 강제성이 없기 때문이다.

금융권의 관계자는 “당국의 금융지주 지배구조 강화 압박이 전방위적으로 거세지면서 금융회사들도 사외이사 구성과 관련한 독립성과 전문성 강화를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다만 당국의 모범 관행은 어디까지나 금융사 자율 규제로 강제할 수 없는 만큼 급진적인 사외이사 물갈이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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