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삼성전자가 올해 임금 인상률을 놓고 노동조합과 갈등을 겪고 있다. 다만 반도체 업황 둔화로 상당한 적자를 낸 상태에서 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사용자 위원과 근로자 위원이 참여하는 노사협의회, 대표 교섭권을 가진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노조)과 올해 임금 인상률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임금 기본 인상률을 예상 물가 인상률 수준인 2.5%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삼성전자 사옥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반면 노사협의회는 5.74%를, 노조는 8.1%를 요구하고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사측의 제안에 노사협의회는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역시 “회사가 협상에 대한 진정성이 전혀 없다”며 단체행동을 위한 쟁의대책위원회도 가동한 상태다.

삼성전자의 평균 임금 인상률은 전체 직원에게 지급하는 총연봉 재원의 증가율로, 기본 인상률에 개인 고과별 인상률을 더해 정해진다.

지난해에는 기본 인상률 2%, 성과 인상률 2.1% 등 평균 임금 인상률 4.1%로 책정됐으나, 노조 공동교섭단이 반발해 쟁의 조정을 신청한 바 있다. 이번 임금 교섭에서는 작년과 올해 교섭을 병합해 진행된다.

사측은 “기본 인상률 2.5%에 개인별로 적용되는 성과 인상률 평균 2.1%를 감안하면 평균 인상률은 4.6%로 결코 낮지 않은 수준”이라며 “특히 사원급 중에서 상위 평가를 받으면 10% 가까이 연봉이 인상될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악화로 지난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만 15조 원에 육박하는 적자를 냈다. 올해도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의 적자 지속으로 반도체 사업의 흑자 전환도 불분명한 상태다.

이에 따라 경계현 DS 부문장(사장)은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DS 부문 임원들의 올해 연봉을 동결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DS 부문 사내 게시판에는 주제와 상관없이 ‘노조 가입 완료’를 뜻하는 ‘노가완’을 제목에 붙이는 등 초과이익성과급(OPI) 예상 지급률 공지 이후 성과급 ‘0’인 반도체 직원들의 노조 가입이 증가하고 있다.

노조 가입 열풍에 대한 여론은 싸늘한 상태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성과급은 말 그대로 기본급이 아니다. 이익의 일부를 돌려받는 인센티브(incentive) 제도”라며 “반도체 부분이 이익을 내지 못했다면 성과급을 포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부문 성과급 제로를 ‘줄 것을 주지 않는 착취’로 여겨서는 안 되고 일류기업이면 때에 따라서는 승복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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