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선배이자 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을 향해 주먹질을 했다며 논란이 커지자 대리인을 통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강인 측 대리인 김가람 변호사(법률사무소 서온)는 15일 "이강인 선수는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습니다. 많은 축구팬들께 불편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이강인 선수는 자신이 분쟁의 중심에 있었기에 구체적인 경위를 말씀드리기보다는 사과를 드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왔습니다"라며 입장문을 발표했다.

입장문에는 "그렇지만 금일자 디스패치 기사 등에는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는데 이와 같은 내용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확대, 재생산되고 있습니다. 이에 부득이 사실이 아닌 내용에 대해서는 이를 바로잡고자 합니다"라고 하면서 이강인과 손흥민의 충돌 상황과 관련된 보도 내용에 잘못된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 이강인이 대표팀 주장 손흥민과 충돌 상황에 대해 일부 사실과 달리 보도되고 있는 점에 대해 반박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대리인 측은 "손흥민 선수가 이강인 선수의 목덜미를 잡았을 때 이강인 선수가 손흥민 선수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는 기사 내용은 사실과 다릅니다. 이강인 선수가 탁구를 칠 당시에는 고참급 선수들도 함께 있었고, 탁구는 그날 이전에도 항상 쳐오던 것이었습니다. 그 외 나머지 내용에 대해서는 다시 입장을 정리하여 밝히겠습니다. 다시 한번 이강인 선수에게 실망하셨을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라고 전했다.

지난 아시안컵 준결승 요르단전 전날 한국대표팀 선수들 사이 몸싸움을 동반한 충돌이 있었다는 사실은 14일 영국 매체 '더 선'의 보도로 먼저 알려졌다. 이후 후속 보도를 통해 대표팀 식사 시간에 일부 어린 선수들이 탁구를 쳤고, 주장 손흥민이 중요한 경기 전날 페이스 조절을 위해 탁구를 그만 칠 것을 요구했으며, 이에 불응한 어린 선수와 손흥민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손흥민의 손가락이 탈구되는 부상을 입었다는 것이 대체적인 보도 내용이었다.

물리적 충돌에 대해서는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손흥민이 대드는 이강인의 멱살을 잡았고, 이강인은 손흥민을 향해 주먹을 날렸지만 맞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날 디스패치는 "손흥민이 이강인의 목덜미를 잡았다. 이강인이 반격했다. 손흥민을 향해 주먹을 날린 것. 손흥민은 피할 겨를도 없었다. 얼굴에 그대로 맞았다"며 이강인의 주먹질에 손흥민이 얼굴을 맞았다는 추가 보도를 했다.

이강인은 전날 자신과 관련된 논란이 확산되자 개인 SNS를 통해 "제가 앞장서서 형들의 말을 잘 따랐어야 했는데 축구팬들에게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리게 돼 죄송스러울 뿐입니다. 저에게 실망하셨을 많은 분들께 사과드립니다. 축구팬들께서 저에게 보내주시는 관심과 기대를 잘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형들을 도와서 보다 더 좋은 선수, 보다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사과한 바 있다.

하지만 논란이 가라앉지 않는데다 이강인이 휘두른 주먹에 손흥민이 맞았다는 내용의 추가 보도가 나오자 대리인을 통해 사실과 다른 부분에 대해 부인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강인 측은 '주먹을 날렸다'는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했을 뿐 실제 어떤 말과 행동을 했으며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이강인 측은 향후 다시 입장을 정리해 밝힌다고 했다. 그런데 선수들 간 갈등 내용을 대표팀 내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진실 공방으로 흐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마치 시정잡배들이 '일방 폭행'이냐, '쌍방 폭행'이냐를 놓고 법적인 다툼을 벌이는 것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팀 내에서 벌어진 문제를 놓고 이를 관리, 감독해야 할 코칭스태프나 대한축구협회는 선수가 이렇게 대리인까지 내세워 입장 발표를 하고, 팬들 사이에도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상황을 왜 수수방관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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