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한국과학기술원(KAIST) 동문들이 모여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과를 촉구했다. 지난 16일 카이스트 학위 수여식에서 한 졸업생이 윤 대통령을 향해 소리를 지르다 경호처에 의해 강제퇴장 당한 사건과 관련한 목소리다.

동문 10여명은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사의 주인공인 졸업생의 입을 가차 없이 틀어막고 쫓아낸 윤석열 대통령의 만행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윤 대통령의 사과와 삭감된 R&D(연구·개발) 예산 복원을 요구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23년 2월 7일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에서 열린 대전 과학기술·디지털 혁신기업인과의 대화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06년 카이스트 총학생회 부회장이었던 최성림 씨는 “이번 사건은 명백한 과잉 심기경호”라며 “자신의 미래를 걱정하는 청년의 외침이 그들에겐 그저 대통령 심기를 건드는 나쁜 일일 뿐이었다”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더불어민주당에 인재영입된 황정아 박사가 참석해 “많은 연구자가 연구 과제가 끊기거나 연구비가 삭감되는 일이 벌어졌다”며 “(쫓겨난) 학생의 외마디 외침이 결코 혼자만의 목소리가 아니라는 걸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전날 열린 카이스트 2024년 학위수여식에서는 참석해 축사를 했다. 이때 검은색 학사복을 입은 한 남학생이 윤 대통령이 선 곳을 향해 ‘부자 감세 철회하라. R&D(연구·개발) 예산 보강하라’는 피켓을 들고 고성을 질렀다. 

이후 경호원들이 이 학생의 입을 막고 팔과 다리를 들어 졸업식장 밖으로 끌고 나갔다.

이후 퇴장당한 졸업생은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신민기 대변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녹색정의당 측은 브리핑에 “대통령은 무슨 권리로 졸업식에 참석한 졸업생을 폭력적으로 졸업식장에서 쫓아내고 복귀도 못 하게 감금한 것인지 대답하라”며 “학생마저 폭압적으로 끌어낸 대통령,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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