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잇따른 ‘갑질’ 논란 등 마찰을 일으킨 아동용 그림책 ‘구름빵’이 저작권을 놓고 소송에 휘말렸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동용 그림책 '구름빵'을 둘러싼 저작권 분쟁이 결국 소송 절차에 들어갔다.

▲ 아동용 그림책 '구름빵'을 둘러싼 작가 백희나 씨와 사진저작자 김향수 씨의 저작권 분쟁이 결국 소송 절차에 들어갔다./자료사진=연합뉴스TV 화면 캡처

박근혜 대통령이 2013년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선정한 ‘구름빵’은 저자인 백희나 씨가 '매절계약'의 피해를 본 사실이 알려져 작가들의 열악한 창작현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이후 백씨가 저작의 빛그림(사진) 작업에 동참한 김향수 씨의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고 소송을 걸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여 또 다른 ‘갑질’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백씨가 김씨를 상대로 제기한 저작권 부존재 확인 소송의 첫 재판일은 내달 3일이다.

캐릭터를 천과 종이 소재 인형으로 제작해 실제로 꾸민 공간에 놓고 촬영한 ‘구름빵’은 인형 등에 철사를 매달고 조명과 카메라 필터를 일일이 조정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전문성과 시간이 소요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사진 촬영 작업에서 김씨의 기여도를 얼마나 인정할 수 있는지가 해당 재판의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원고 백씨는 소송을 제기해 "김씨는 촬영 당시 원고가 주도한 피사체 제작과 설정, 분위기, 장면의 역할, 카메라 앵글과 조명 설정 등의 보조적 역할을 했을 뿐"이라며 "공동 저작에 대한 동의 없이 출판사(한솔수북)가 임의로 이름을 끼워 넣은 것이므로 저작권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씨와 당시 이를 제작한 한솔수북 관계자들의 주장은 다르다.

‘구름빵’은 한솔수북의 스튜디오를 4개월간 전세 내다시피 하는 등 출판사의 전적인 지원과 촬영 작가의 의지 등으로 가능했다는 것이다.

김씨는 "구름빵은 원고의 입체물과 저의 사진이 어우러진 작업물"이라 말했고 제작 당시 한솔수북에 재직했던 한 관계자는 "애초 백씨는 글과 그림을, 출판사 측은 사진을 맡는 것으로 계약이 이뤄졌다"며 "백씨가 공동 저작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말은 성립하지 않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제작 당시 한솔수북 직원이었으나 촬영 업무는 본인의 업무영역 외의 일이었고 이와 관련한 별도 보수도 받지 못했다.

한편 백씨는 소송전에 연루된 이후 제대로 된 창작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