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이준석 "누군가 비판할 생각 없어...이제 일하겠다"
김종인 공천권 주기 위한 파기 주장엔 "기획설 자체가 모순"
이낙연 "부실한 통합이 부끄러운 결말 낳아...다시 새미래로"
[미디어펜=이희연 기자]제3지대 빅텐트를 목표로 모였던 '개혁신당'이 11일 만에 파국을 맞았다. 합당에 나섰던 이낙연·이준석 공동대표가 공천권 등을 두고 갈등을 겪다 결국 이별을 선택한 것이다. 이준석 공동대표는 20일  "참담한 마음으로 국민에게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이낙연 대표는 "부실한 통합 결정이 부끄러운 결말을 낳았다"라며 "'진짜 민주당'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을 탈당해 신당을 차린 이준석 공동대표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는 지난 9일 통합 개혁신당으로의 합당을 선언했다. 하지만 선거 주도권 문제 등을 두고 양측이 갈등을 겪어왔다.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새미래 측의 반대에도 이준석 공동대표의 요구로 총선 선거 캠페인 및 정책 결정 권한을 이준석 공동대표에 위임하는 안건이 의결되자 갈등이 폭발했다. 

이준석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만큼은 앞으로의 호언장담보다는 국민에게 겸허한 성찰의 말씀을 올린다"라며 "누군가를 비판할 생각은 없다. 할 말이야 많지만 애초에 각자 주장과 해석이 엇갈리는 모습이 국민들 보기에 눈살 찌푸려지는 일"이라고 말을 아꼈다. 

   
▲ ]제3지대 빅텐트를 목표로 모였던 '개혁신당'이 11일 만에 파국을 맞았다. 사진은 이낙연, 이준석 공동대표가 2월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차 개혁신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는 모습.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어 그는 "이제 일을 하겠다. 개혁신당은 양질의 정책과 분명한 메시지로 증명하겠다"며 "양당의 적대적 공생 관계에 실망한 유권자에게 더 나은 새로운 선택지를 마련해 주기 위해 개혁신당은 앞으로도 낮은 자세로 진정성 있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이준석 대표는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제3지대 통합이 불발된 이유에 대해 "이번 통합에 여러 주체가 있었고 새로운미래 측과 이견이 최종적으로 조정되지 못해 이탈하게 됐다"며 "개혁신당에 합류한 나머지 구성원들은 뜻을 같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낙연 대표 측에서 이준석 대표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공천권을 쥐어주기 위해 통합을 파기했다는 주장을 펼친 것에 대해서는 "김종인 기획설 자체가 모순"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김 전 위원장 추천은 오히려 제가 아니라 이낙연 대표 측근인 전직 의원에게서 합당 선언 다음날 저에게 들어왔다"며 "저희는 오히려 셀럽형 인물을 추천했다"고 했다.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날 같은 새로운미래 출신 김종민 최고위원과 함께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실한 통합 결정이 부끄러운 결말을 낳았다"라며 "다시 새로운미래로 돌아가 당을 재정비하고 선거 체제를 신속히 갖추겠다"고 밝혔다.

그는 "합의가 부서지고 민주주의 정신이 훼손되면서 통합의 유지도 위협 받게 됐다"며 "더구나 그들은 통합을 깨거나 저를 지우기로 일찍부터 기획했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통합 주체들의 합의는 부서졌다. 공동대표 한 사람에게 선거의 전권을 주는 안건이 최고위원회 표결로 강행 처리 됐다"며 "민주주의 정신은 훼손됐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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