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법 개정안, 23일 기재위 회의 거쳐 29일 본회의 처리 예상
금융지원한도에 막혀 협상 늦어지던 폴란드 수출계약 속도 낼 듯
폴란드 외에도 수출 성과 올리면서 K-방산 수출 200억 달러 전망
[미디어펜=박준모 기자]한국수출입은행법(수은법) 개정안이 국회 통과를 위한 첫발을 떼면서 국내 방산업계의 수출 확대에도 기대감이 실리고 있다. 특히 그동안 계약이 지연되고 있던 폴란드와의 수출 협상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은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마무리되면 올해 방산 수출 수주 목표 200억 달러도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 현대로템 K2 전자./사진=현대로템 제공


◆수은법 개정안, 국회 통과 7부 능선 넘어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수은의 법정 자본금 한도를 15조 원에서 25조 원으로 늘리는 수은법 개정안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경제재정소위원회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23일 기재위 전체회의, 법제사법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29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수은의 자본금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은 방산업계 내에서 꾸준히 제기돼왔다. 지난 2022년 폴란드와의 1차 계약 당시 계약 규모는 17조 원이었는데 이미 자본금 한도를 채운 상태였다. 

폴란드는 2차 계약에서도 금융 보증 지원을 원했는데 이미 자본금 한도를 채우다 보니 금융 지원이 어려워졌고, 이로 인해 수출 협상도 늦어졌다. 결국 폴란드와의 2차 계약을 위해서는 자본금 한도를 늘리는 수은법 개정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에 정치권에서 지난해 여야 모두 수은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다가 해를 넘겨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 4월에 총선이 진행되면서 사실상 이번 2월 임시국회가 수은법 개정안 통과의 마지막 기회였는데 업계 내에서는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기재위 소속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도 수은법 개정안의 국회 소위 통과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박 의원은 SNS을 통해 “K-방산 폴란드 수출계약 지원을 위한 수은법이 마침내 최대 난관인 기재위 경제재정소위를 통과했다”며 “폴란드 총리가 직접 재촉하고 나섰고, 탈락한 경쟁국들이 눈독까지 들이던 상황이었는데 정말 십년감수했다”고 전했다.

◆폴란드와의 수출 협상에 힘 실릴 전망

국내 방산업계도 수은법 개정안의 국회 소위 통과에 대해 향후 수출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폴란드와의 협상이 지연되면서 계약이 축소되거나 취소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었는데 이번 수은법 개정안으로 다시 협상에 속도가 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폴란드 2차 계약 물량은 K9 자주포 308문, 다연장로켓 천무 70대, K2 전차 820대다. 계약 규모는 약 30조 원에 달한다. 수은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방산업계는 올해 안으로 계약을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폴란드와의 계약이 마무리될 경우 K-방산의 올해 수출 수주 200억 달러 달성도 기대된다. 정부는 지난해에도 방산 200억 달러 수출 수주를 목표로 내세웠지만 폴란드와의 계약이 지연되면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바 있다. 올해 수출 수주 200억 달러를 넘기게 되면 사상 최대를 기록하게 된다. 

국내 방산업계는 폴란드 외에도 다양한 국가에서 수출 협상을 진행하고 있어 목표 달성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루마니아에서 K9 자주포 수출을 추진하고 있으며. KAI도 이집트와 FA-50 수출을 놓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중동, 동유럽 등에서 수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대규모 방산 수주 성과도 나왔다. LIG넥스원은 이달 사우디아라비아와 탄도탄 요격미사일 체계 ‘천궁-Ⅱ’를 32억 달러에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현재까지 K-방산 수출 목표치의 16%를 채웠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수은법 개정안 국회 통과가 현실화된 만큼 앞으로 폴란드와의 협상에서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2차 계약 물량을 모두 계약할 수 있도록 협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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