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 수요 늘어나면서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 수주 기대
소형부터 대형까지 수출형 잠수함 모델 개발해 수주 도전
잠수함 건조 경험으로 기술력 제고·유지보수도 강점
[미디어펜=박준모 기자]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잠수함 수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잠수함 수출이 국내 조선업계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양사는 잠수함 수출형 모델 개발에 나서고 해외 방산업체와의 협력 강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 한화오션이 건조 중인 장보고-III Batch-II 잠수함./사진=한화오션 제공


◆커지는 잠수함 시장…수출형 모델 개발 나서

23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수출형 잠수함 모델을 개발 중에 있다. 이는 양사가 잠수함 수출에 본격적으로 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HD현대중공업은 중소형 잠수함을 개발하고 있으며, 중대형급 잠수함 모델 개발을 진행 중이다.

양사가 수출형 잠수함 개발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각 국가마다 필요로 하는 잠수함이 다르기 때문이다. 연안이 발달한 국가에서는 중소형 잠수함을 선호하는 반면 깊은 바다에서 필요한 3000톤급 이상의 잠수함을 필요로 하는 국가도 있다. 이에 수출형 잠수함 개발로 소형부터 대형까지 잠수함 라인업을 갖춰 수출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러시아-우크라니아 전쟁 등 국제 정세가 불안해지자 잠수함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에게는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캐나다와 폴란드는 물론 동남아시아, 중동, 남미에서 수주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에서는 3000톤급 잠수함을 최대 12척을 도입할 계획이며, 폴란드도 신형 잠수함을 최대 4척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필리핀 역시 잠수함 2~3척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사우디아라비아가 잠수함 4척을 도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으며, 남미에서는 노후화된 잠수함 교체 수요가 있을 전망이다. 

시장 규모도 캐나다와 폴란드, 필리핀, 사우다아라비아를 합치면 최대 70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여기에 남미 잠수함 교체 수요까지 더해지면 잠수함 수출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지게 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업계에게 잠수함은 새로운 시장이 열린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잠수함에 대한 수요가 꾸준하게 나오면서 향후 10년간은 안정적인 일감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 경쟁력 확보에 유지·보수도 장점

그동안 국내 조선업계는 잠수함 수출이 많지 않았다. 지난 2011년 인도네시아로부터 대우조선해양이 3척을 수주한 것이 전부다. 하지만 국내 잠수함 건조를 국내 조선업체들이 도맡아 하면서 기술력을 끌어올렸다. 이에 현재는 세계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했으며, 앞으로 열릴 잠수함 수주전에서도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한화오션이 건조하는 3000톤급 장보고-III Batch-II 잠수함은 디젤잠수함 중에서는 세계 최장 잠항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캐나다와 폴란드 잠수함 도입 사업에서도 이 잠수함을 제안하면서 수주에 나섰다. 

또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유지·보수에서도 강점을 갖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 잠수함을 운용하면서 유지·보수에 대한 경험을 쌓았으며, 잠수함 승조원에 대한 교육 역시 가능하다는 점이 경쟁우위로 꼽힌다. 

양사는 잠수함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해외 방산업체와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3000톤급 이하 수출형 잠수함에 영국 방산업체 밥콕의 무기 및 발사 시스템(WHLS)이 탑재가 가능하도록 협력 체계를 갖췄다. 한화오션 역시 밥콕과 손잡고 협업을 통해 글로벌 수주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북한과 대치하면서 잠수함을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유지·보는 물론 교육에서도 다른 나라에 비해 강점이 있다”며 “앞으로도 잠수함 기술력을 끌어올려 해외에서 수주를 늘려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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