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안전사고 잇달아
중대재해처벌법 적용될까
[미디어펜=이미미 기자] 신세계그룹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내 체험시설에서 추락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임대매장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스타필드를 개점할 때마다 해당 시설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웠던 만큼 운영사인 신세계 측도 도의적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스타필드 수원 외부 전경.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사진=신세계프라퍼티 제공


27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필드를 운영하는 신세계프라퍼티는 이날 총 5개 지점에 있는 ‘스몹(스포츠몬스터)’을 휴점한다고 밝혔다. 스몹은 이번 사고가 발생한 스타필드 안성 외에 하남, 고양, 수원에서 총 5개점에서 운영 중이다. 

스타필드 안성점은 당분간 문을 닫고, 나머지 지점에서는 이날 하루 간 시설물 안전점검과 직원 안전교육을 한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입장문에서 “명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철저히 조사하고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입점매장 안전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피해자분과 유가족분들께 송구스럽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유가족분들 하루 빨리 심리적, 물리적 고통을 회복하실 수 있도록 스몹과 협의해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스몹은 2016년 스타필드 1호점 하남에서 스포츠몬스터로 첫 선을 보였다. 기존 쇼핑몰 내 놀이기구는 어린이들의 전유물이었다면, 스타필드 스몹은 ‘어른들을 위한 놀이터’ 콘셉트로 문 연 국내 최초 복합 스포테인먼트(스포츠+엔터테인먼트) 시설이다. 2022년 스포츠몬스터에서 스몹으로 리뉴얼 하면서 번지점프 등의 시설을 추가해 ‘익스트림 스포츠’ 요소를 강화했다.  

스몹 일부 시설의 경우 별도의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번지점프 체험 기구 ‘프리폴’도 그 중 하나다. 

프리폴은 실내 기구인 만큼 야외 번지점프처럼 줄을 매고 떨어지는 가속을 그대로 받는 방식이 아니라 탑승자 몸에 맨 줄이 어느 정도 속도 조절을 하도록 설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8m 높이에서 낙하하는 만큼 안전 그물망이나 바닥 패드를 설치했어야 한다는 얘기다.

한국소비자원에서도 2022년 하강레포츠시설은 이용 특성상 사고 발생 시 중대한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도 안전시설물 설치나 안전관리가 미흡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스타필드 스몹 실내 번지점프는 법 적용도 애매하다. 짚라인이나 번지점프 등은 시설이 일정 높이 이상인 경우, 건축법상 지자체에 신고만 하면 되는 ‘공작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일반 유원지나 체육시설에 속한다면 관련법에 따라 정기 안전 점검을 하지만, 공작물에 대해서는 안전 의무에 대한 법적 근거가 부족한 상황이다. 

최근 개장한 스타필드 수원은 실내형 번지점프 ‘번지다이빙’ 외에도 수직로프를 타고 9m 높이에서 하강하는 ‘로프 타워클라이밍’, 10m 고공 미로 탈출 ‘옵스타클메이즈’, 30m 길이 실내 짚라인 ‘드롭와이어’ 등 추락 위험이 있는 시설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신세계 스타필드는 전점에 안전보건경영시스템 인증(ISO45001:2018)을 받고, 해마다 위험성 평가를 하는 등 소비자 안전에 힘쓰고 있다고 강조해왔다. 해당 시스템은 화재 등 건물 자체에서 일어나는 사고에 치중돼 있다. 이번 사고처럼 임대매장 안전관리는 사각지대에 놓이기 쉽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대재해처벌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만큼, 운영사인 신세계 측이 해당 법 적용을 받을지가 관건이다.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하지 않겠나”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지난 26일 오후 4시 20분쯤 경기도 안성 스타필드 내 번지점프 체험 기구에서 60대 여성 A씨가 추락해 사망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사고 당시 안전 요원이 배치됐고 A씨도 헬멧 등 안전 장비를 착용했으나 카라비너(구조용 고리)가 연결되지 않은 상태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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