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한양증권·DB금융투자·SK증권 연임 무게…NH투자증권·하이투자증권 불투명
[미디어펜=홍샛별 기자]지난해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대표이사 교체 바람이 불었다. 내달이면 임기가 종료되는 최고경영자(CEO)들이 수두룩한 상황. 주요 증권사들이 과감한 세대교체로 증권업계 불황 분위기 쇄신에 나서면서, 임기 만료를 앞둔 CEO 교체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주요 증권사들이 과감한 세대교체로 증권업계 불황 분위기 쇄신에 나서면서, 임기 만료를 앞둔 CEO 교체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연초까지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등 6개 증권사의 CEO가 교체됐다. 

이제 다음 달 임기 만료를 앞둔 CEO들의 거취가 업계 관심사로 떠오른다. 다음 달 임기가 만료되는 CEO는 정영채 NH투자증권, 오익근 대신증권,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김신·전우종 SK증권, 곽봉석 DB금융투자, 임재택 한양증권 등 7명이다.

이들의 연임 가능성은 엇갈리고 있다. 우선 대신증권·한양증권·DB금융투자, SK증권 CEO의 경우 호실적을 달성한 만큼 연임에 무게가 실린다. 

이들 증권사는 이달 말부터 다음달 초 사이 이사회를 열고 대표이사 연임 안건을 선정하거나 차기 대표이사를 내정한다. 3월 주주총회에서 최종 연임 또는 신규 선임 절차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대신증권의 경우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18.7% 늘어난 1563억원으로 집계됐다.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2022년 대비 7배 넘게 불어났다. 지난해 많은 증권사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관리를 위해 보수적인 충당금을 쌓으면서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대신증권의 실적은 선방한 편이다. 

오익근 대표는 지난 2020년 당시에도 대표로 취임하자마자 라임 사태를 빠르게 수습하며 위기관리능력을 증명한 바 있다. 증권가의 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진 시기인 데다 올해 종합금융투자회사 지정 신청을 앞둔 만큼 오 대표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는 지난 2018년에 취임해 3연임에 성공하며 6년간 한양증권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애도 자기매매(PI) 부문 운용 실적 개선 등을 이뤄내며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지난해 한양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46.25% 증가한 35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특별한 문제가 없는한 4연임을 이어갈 것이라는 평가다. 

곽봉석 DB금융투자 대표는 지난해 취임해 첫 번째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타 증권사와는 다르게 부동산PF 등에 영향을 받지 않은데다 취임 1년만에 뚜렷한 실적 증가세를 보인 만큼 연임이 점쳐지고 있다. DB금융투자는 지난해 연결 기준 415억원의 영업 이익을 기록했다. 전년(238억원)보다 74.47% 늘어난 수준이다. 당기순이익은 전년(107억원) 대비 185.53% 증가한 307억원을 달성했다. 

SK증권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 감소세에도 연임은 가능할 것으로 여겨진다. SK증권은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82.9%  감소한 15억원, 영업이익은 44.2% 줄어든 100억원을 기록했다. 김신, 전우종 각자대표 체제에 들어선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까닭에 다소 부진한 실적에도 현 체제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김신 대표의 경우 지난 2014년부터 10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는 만큼 그에 대한 신임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NH투자증권·하이투자증권 CEO의 연임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의 경우 호실적을 기록했음에도 금융당국의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는 사실이 연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2018년 취임한 정 대표는 3연임에 성공하며 6년째 NH투자증권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부동산 PF리스크가 증권가를 덮쳤음에도 순이익이 전년 대비 84% 증가한 5564억원을 기록하는 등 호실적을 냈다. 

다만 지난 22일 NH투자증권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차기 대표 1차 후보군(롱리스트)에 정 대표를 포함하면서 4연임의 가능성이 아예 사라지진 않았다. 임추위는 이번주 열리는 회의에서 3~4명의 숏리스트를 선정할 예정이다.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는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연임 가능성도 축소됐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7.9% 줄어들면서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여기에 지난해 하반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서의 일명 꺾기 영업,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으로 국정감사에 소환돼 해명하기도 했다. 특히 김태오 DGB금융 회장이 용퇴를 결정하고 물러나면서 지주사 회장 교체에 대한 영향권에 놓이게 된 점도 연임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여겨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증권사들이 대표이사를 교체하며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면서 “실적이 좋다고 해서 무조건 연임이 가능할 수는 없겠지만, 반대로 부진한 경우는 연임 가능성이 낮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실적도 실적이겠지만 사업 성과, 리스크 관리 능력도 평가대에 오를 듯 보인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