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문구 동양생명 신임 대표이사./사진=동양생명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테니스장 우회 낙찰’로 논란을 빚은 저우궈단 전 동양생명 대표가 사임하면서 새로운 사령탑에 오른 이문구 신임 대표의 어깨가 무겁다. 이 신임 대표는 침체된 사내 분위기를 살리고 대외 신뢰 회복과 더불어 인수합병(M&A)에 대비한 기업가치 제고 등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양생명은 29일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문구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최종 선임했다.

이 대표는 오는 4일 취임식 이후 본격적으로 경영전략 등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열린 동양생명 임시이사회 및 임원추천위원회에서는 이 신임 대표에 대해 “명확한 논리적 관계를 통한 실행, 우수한 사업추진능력, 동양생명 조직에 대한 높은 이해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신임 대표는 1965년생으로 한양대 교육공학과를 졸업한 후 1992년 동양생명에 입사해 30년 이상 업무를 수행했다. 사업단장, 전략제휴팀장, 법인보험대리점(GA) 본부장 등을 거쳐 영업부문장(CMO)으로 재직해왔다.

한국인으로는 2017년까지 대표직을 수행한 구한서 사장 이후 6년 만에 대표 자리에 오르면서 이목이 집중됐다.

동양생명의 대주주는 중국 다자보험그룹(전신 중국 안방보험)으로 2018년 뤄젠룽 전 대표에 이어 2022년 저우궈단 대표가 선임됐다. 동양생명은 2013년 동양그룹에서 계열분리된 뒤 2015년 9월 중국 안방보험에 매각되면서 국내 최초의 중국계 보험사가 됐다.

저우궈단 대표가 갑작스럽게 사임하면서 새 수장이 된 이 대표의 최우선 과제로는 저우궈단 전 대표의 배임횡령 이슈로 인해 어수선한 분위기를 수습하고 대외적인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꼽힌다.

지난해 10월 금융감독원은 동양생명 사업비 운용실태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동양생명이 헬스케어 사업 일환으로 진행한 테니스장 운영권 취득 과정에서 내규를 위반한 사실을 적발했다.

동양생명은 서울 장충테니스장 운영자 입찰에 나섰으나 자격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자 A사를 내세워 낙찰받도록 한 혐의에 휩싸였다. 이 과정에서 테니스장을 낙찰받기 위해 A사에 광고비 등을 몰아주는 형식으로 사실상 낙찰 금액을 보전해 준 의혹을 받아 금감원 조사를 받았다.

또 금감원은 객관적인 근거 없이 집행된 저우궈단 대표의 사택 지원비나 사업비 등의 예산 증액 문제도 문제 삼았다.

이에 동양생명 노동조합에서는 저우궈단 대표 때문에 회사가 ‘비리의 온상’이 됐다면서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저우궈단 전 대표의 공식 임기는 2025년 2월까지로 1년 이상 남았으나 금감원 검사가 끝나가던 상황에서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을 발표했다.

이 대표는 신뢰 회복 외에도 수익성 강화와 잠재매물로서 수익성 및 자본적정성 등 질적 개선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창사 이래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잠재매물로서 가치를 높여가고 있다. 동양생명의 지난해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4.8% 증가한 295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으로 동양생명은 “건강보험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는 등 보장성 보험 확대 전략을 추진했던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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