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기준으로는 여전히 ‘전고점 아래’…한국 제도변화도 주목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비트코인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반감기 임박 등 호재들을 모조리 반영하며 파죽지세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비트코인이 달러 기준 사상 최고가를 돌파할 것인지로 집중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한화로 개당 1억원을 돌파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아울러 금융당국이 한국에서도 현물 ETF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인지도 관심사다.

   
▲ 비트코인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반감기 임박 등 호재들을 모조리 반영하며 파죽지세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사진=미디어펜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업계가 ‘크립토 스프링’으로 들썩이고 있다. ‘봄’이 오기 전엔 물론 겨울이 있었다. 가상자산 전반의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가격도 함께 떨어지는 현상을 크립토 윈터(Crypto winter)라 지칭했던 것이 2022년 하반기부터 작년까지의 일이었다.

비트코인을 비롯해 제반 코인 관련해서는 최근 들어 악재들이 쏟아지고 있었다. 2022년 5월 테라-루나 사태를 포함해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이 연이어 좌절되는 등의 재료들이 연이어 나타나며 투자자들을 좌절시켰던 게 2023년 하반기까지의 일이었다. 

작년 초 한화로 2000만원 초반대로까지 떨어졌던 비트코인 개당 가격은 작년 가을이 되기까지 4000만원 밑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저가와 비교하면 2배 정도 오른 것이긴 했지만 다수 투자자들이 이미 시장을 떠난 것처럼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분위기 반전은 ‘현물 ETF’로부터 시작됐다. 블랙록을 비롯한 굴지의 자산운용사들이 연이어 비트코인 현물 ETF를 출시하면서 수급에 직접적인 영향이 생겨난 것이다. 전반적인 기대감과 함께 올해 들어 6000만원 선에서 시작한 비트코인 가격은 현재 8000만원대 중반으로까지 올라 있다. 한화 기준으로는 사상 최고가다. 

시장에는 여전히 낙관론이 넘쳐난다. 한화 기준으로는 사상 최고가지만 달러 기준으로는 여전히 고점이 남아 있는 상태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는 장기적인 호재"라며 "가상자산이 명실상부 제도권으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또 강재현‧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이 4월 반감기를 앞두고 파죽지세로 달리는 중”이라고 짚으면서 “당장 증시가 더 오를 재료를 찾기 힘들다 보니 코인으로 자금이 더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정리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 투자자들은 우리 금융당국이 언제쯤 현물 ETF 거래를 허용해줄 것인지에도 투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직까지 금융위원회는 비트코인 현물 ETF 발행이나 해외 비트코인 현물 ETF 중개가 자본시장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보고 거래를 막고 있다. 국내 법 체계 등이 미국과 상이하기 때문에 미국에서 거래를 시작했다고 한국에 실시간 반영하기는 힘들다는 논리다.

단, 우리나라가 내달 10일 총선을 앞두고 있다는 점은 하나의 변수가 될 수 있어 보인다. 가상자산 규제 완화 논의가 정치권의 토론 소재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비트코인 현물 ETF 허용 추진 등 가상자산 규제 완화 내용을 담은 디지털 자산 제도화 공약을 지난달 21일 발표하며 시선을 집중시켰다.

전 세계 코인시장에서 한국 투자자들의 비중이 결코 작지 않기 때문에 한국 금융당국의 입장변화는 코인 수급에 영향을 줄 확률도 높다. 이와 관련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한국만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하지 않을 경우 국내 자본의 해외 유출, 시장에서의 고립으로 국제적 입지가 불리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고 말하며 오히려 정부보다도 더 전향적인 포지션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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