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2022년부터 지속된 고금리 기조에 대출 이자 부담이 여전한 가운데 금리인하요구권 행사가 중요해지고 있으나 카드회사와 저축은행, 보험회사 등 2금융권 고객의 금리인하요구에 대한 수용률은 겨우 절반 수준에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국내 7개 전업 카드사(신한·현대·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금리인하요구 신청건수는 25만8637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해 상반기(3만1058건) 대비 11.94% 늘어난 수준이다.

이중 15만106건의 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금리인하요구 수용률은 58.0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57.47% 대비 소폭 개선된 수치다.

   
▲ 사진=미디어펜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현대카드 78.53% △롯데카드 77.53% △신한카드 72.45% △KB국민카드 69.08% △우리카드 65.18% △삼성카드 44.92% △하나카드 43% 순이다.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생보사는 4만3302건의 신청건수 중 2만9850건을 수용해 수용률이 68.93%였으며, 손보사는 신청건수 2975건 중 46.39%인 1380건이 수용된 것으로 집계됐다.

생보사 중 금리인하요구 수용률이 가장 높은 곳은 NH농협생명이었다. NH농협생명은 27건 신청에 22건을 수용해 수용률이 81.48%를 기록했다. 신청건수가 가장 많은 보험사는 삼성생명으로 2만1387건 중 1만5886건을 수용해 74.29%를 기록했다.

이어 △ABL생명(76.32%) △흥국생명(72.99%) △교보생명(70.70%) △푸본현대생명(64.88%) △미래에셋생명(61.75%) △신한라이프(45.85%) △한화생명(38.85%) △KDB생명(33.33%) △동양생명(27.47%) 순이었다.

손보사 중에서는 삼성화재가 금리인하요구 수용률이 가장 높았다. 삼성화재는 613건을 신청받아 450건을 수용했다. 수용률은 73.4%다.

이어 △NH농협손해보험(70.6%) △롯데손해보험(57.4%) △KB손해보험(46.7%) △한화손해보험(44.5%) △DB손해보험(45%) 등의 순이었다.

저축은행업권은 30%대로 카드사, 보험사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59개 저축은행의 금리인하 요구권 수용률은 37.75%로 집계됐다.

자산 규모 기준 상위 5개사로 좁혀보면 웰컴저축은행의 수용률이 73.8%로 가장 높았다. △SBI저축은행(58.0%) △페퍼저축은행(39.9%) △한국투자저축은행(37.9%) △오케이저축은행(5.7%)가 뒤를 이었다. 

금리인하요구권이란 대출을 받은 소비자가 신용 상태가 개선됐을 경우 금융사에 대출금리를 낮춰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소비자는 취업, 승진, 연봉 인상 등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 생기면 금리인하요구권을 신청할 수 있다.

주택담보대출, 카드론 등 대출 금리가 급등하면서 카드회사와 보험회사 등에서도 금리인하 요구권 행사가 중요해지는 상황이다.

국회와 정부는 고객의 금리인하요구권을 2019년 6월 법제화했으나 통계 및 운영실적이 공시되지 않아 소비자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금융사가 더 책임감을 느끼도록 운영실적 공개 등 보완방안을 마련한 바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2금융권의 경우 저신용 차주가 많다보니 다른 업권에 비해 수용건수가 적은 편”이라며 “또 눈에 띄는 신용 개선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지 않아 신청건수 자체도 다른 업권에 비해 적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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