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1년반 전부터 재건축 노력" vs 이광재 "재건축 말 아닌 진정성 문제"
"반명 죽이기 일환으로 분당 와" vs "메타버스 세상...내가 4살 더 젊어" 견제구
재건축 이슈 뜨거운 분당갑...'잠룡' 안철수 vs '친노' 이광재 한판 승부 기대
[미디어펜=이희연 기자]'재건축' 이슈로 뜨거운 '경기 성남분당갑'이 4.10 총선을 앞두고 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여권 '잠룡'으로 불리는 안철수 의원이 지키고 있는 이곳에 '친노 적자'로 일컬어지는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이광재 전 국회사무총장이 도전장을 내밀면서다. 여기에 류호정 개혁신당 후보까지(전 정의당 의원) 출사표를 내면서 분당갑이 총선 최대 격전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분당갑은 서울 강남 이주민이 많은 북부 지역과 안 의원이 창업한 안랩, 네이버·카카오 등 거대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몰려있는 판교 신도시가 자리한 곳이다. 역대 선거 결과를 살펴보면 지난 14대부터 21대까지 총 일곱 번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한 번을 제외하고는 모두 보수정당이 승기를 가져갈 만큼 보수세가 강하다.

하지만 분당갑도 마냥 보수정당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판교 신도시가 들어선 이후 젊은층의 유입이 많아지면서 4년 전 치러진 20대 총선에선 당시 정보기술(IT) 사업가 출신의 민주당 김병관 의원이 승리했다. 

   
▲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10월 3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김은혜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후보가 다시 탈환하긴 했지만 김 후보는 50.06%의 지지를 받아 49.34%를 얻은 김 후보를 불과 1128표(0.72%)로 아슬아슬하게 이겼다. 김 의원의 경기지사 출마 이후 보궐선거에 나선 안 의원이 62.5%의 지지를 얻어 37.49%를 받은 김병관 후보를 압도적으로 이기긴 했지만 부동산 민심에 민감한 지역인 만큼 방심하기는 이르다. 

분당갑 지역의 최대 관심사는 북부 지역의 30년 이상 노후화 된 아파트 재건축 문제다. 지난해 말 노후 계획도시 정비 특별법이 통과되면서 지역주민들은 재건축 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부동산 표심을 누가 잡느냐에 따라 분당갑의 승패가 갈릴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지역 사수에 나선 안 의원은 물론 탈환 의지를 보인 이 전 사무총장 모두 재건축 문제 해결의 적임자를 자부하며 상대를 향한 견제구를 날렸다. 

안 의원은 6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지난해 국회에서 통과된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을 언급하며 "저는 1년 반 전부터 분당 재건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관련 법안도 발의했고, 원내대표는 물론 지도부를 설득해서 법을 통과시켰다"라며 재건축 문제 해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해당 법안은 안 의원이 2022년 9월 대표발의한 것으로 2023년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안 의원은 또 자신이 창업한 '안랩'을 언급하며 "판교를 IT밸리로 만든다고 했는 때 제가 제일 먼저 계약도 하고 건물도 세운 회사 중 하나다. 판교 테크노밸리에 벽돌을 쌓은 자부심이 있다"라며 "정치인은 그 지역의 역사나 문제점을 속속들이 알아야 지역 주민들이 바라는 걸 속속들이 알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분당갑에 도전장을 낸 민주당 이광재 후보를 향한 강한 견제구도 날렸다. 안 의원은 "아무 연고가 없는 분이 오셨으니까 바람직하지 않은데, 본인도 오고 싶어서 왔겠나"라며 "(민주당이)친명들은 다 잘 당선될 수 있는 곳에 배치하고 반명 내지 비명들은 다 사지로 보내지 않나. 반명 죽이기 일환으로 생각한다"라고 꼬집었다. 

이 전 사무총장이 정책 토론을 제안한 데 대해선 "연고가 없는 분이 오신지 며칠 안 됐는데, 지금 해야할 일이 자기 선거에 지역을 이용하는 게 아니고 지역 주민들한테 인사드리 지역 현안들을 파악하는 게 우선 아닌가"라며 "뜬금없이 지역 주민들한테 인사도 안 하고 갑자기 토론회부터 하자는 건 지역 주민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선거 기간에 선관위 규정에 맞게 토론할 사람들이 정해지면 하는 게 순리"라며 "두 정당 말고 다른 당도 포함될 거다. 둘만 하자는 건 그 사람을 제외하자는 얘기인데, 그건 맞지 않다"라고 했다. 

이 전 사무총장도 이날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재건축 문제는 정치인의 말이 아니라 진정성의 문제"라며 "재건축 문제는 워낙 다양한 지역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여야의 힘을 모을 수 있는 정치력이 필요하다"라며 "그런 면에서 저는 원주의 기업도시, 혁신도시 등을 많이 기획해 봤고, 도시에 대한 연구를 오랫동안 해왔다. 안 후보보다는 제가 더 정치력이 있다"라고 말했다. 

   
▲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3월 4일 국회소통관에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 전 사무총장은 "결국 핵심은 경제성 문제"라며 "경제성은 재건축을 하기 전 비용을 줄여야 하는 건데 이주나 교통을 모두 주민들에게 떠넘길 수가 없다. 국가와 경기도 성남시가 함께 도와줘야 한다. 관련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라며 "그런 면에서 깅기도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고 김동현 경기지사와 김병욱 의원(분당을) 이광재가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에게 제안한 정책 토론과 관련해선 "후보자들이 지역 주민들에게 질의응답을 받는 식의 선진국형 선거를 하자는 건데, 안 후보가 응답이 없다"라며 "정치인들은 전지전능한 게 아니지 않나. 토론보다는 관음하는 방식하고, 지역민들의 얘기를 듣고 거기에 대해 토론하자는 거다. 그렇게 되면 누가 재건축, 교육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느냐를 알 수 있지 않나. 그게 유권자에 대한 예의"라고 말했다.   

이 전 사무총장은 지역 연고가 없다는 안 의원의 견제에 "메타버스 세상 아닌가?"라고 받아쳤다. 그러면서 지역민들과의 스킨십을 늘려 인지도 면에서 부족한 부분을 더 채워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제가 안 의원님보다 4살 젊다"라며 "더 열심히 정성을 다해 지역구민들과 만나고 소통하면 저의 인지도는 올라갈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대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이 지역구 재선을 노리는 가운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 출신으로 3선의 중진 국회의원이자 강원도지사와 장관급인 국회 사무총장까지 지냈던 '거물' 이광재 전 의원과 화제의 인물이었던 청년 정치인 류호정 전 의원까지 가세한 분당갑은 이번 총선 최대 관심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