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준 "유영하 단수 받아들일 수 없다...시스템 공천 깨져"
유경준 "경쟁력 조사 내가 1위...여론조사 결과 공개하라"
이채익, 탈당 시사...안병길 "전처 투서로 심사 보류...이혼이 죄냐"
[미디어펜=이희연 기자]국민의힘 현역 의원들이 6일 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의 공천 배제(컷오프) 결정에 공개 반발했다. 고동진 전 삼성전자 대표의 우선 공천으로 컷오프된 서울 강남병 유경준 의원,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유영하 변호사가 공천을 받은 대구 달서갑 홍석준 의원은 공관위에 재심사를 요구했고, 국민추천지역으로 선정된 울산 남구갑 이채익 의원은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시사하는 등 막판 공천 잡음이 커지고 있다. 
홍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공관위의 대구 달서구갑 지역구 유영하 변호사 단수 추천 의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지금까지 공관위는 정당 역사상 처음으로 ‘시스템 공천’ 제도를 도입해 밀실 공천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왔지만, (대구 달서갑에선) 공정한 시스템 공천 대원칙이 깨졌다”라고 반발했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전날 홍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달서갑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유영하 변호사를 후보로 확정했다  홍 의원은 "(공천관리위원회의) 달서구갑 지역 선거구 유영하 후보 단수추천 의결이 큰 오점으로 작용해 국민의 신뢰와 믿음을 잃어버려 제22대 총선의 악재가 되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며 "공관위의 부당한 의결에 대해 이의신청을 하겠다"라고 밝혔다. 

   
▲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이 6일 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의 공천 배제(컷오프) 결정에 공개 반발했다. 사진은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2월 23일 서울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12차 공관위 회의에 참석해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하는 모습.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홍 의원은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과 만나 '당이 대구 달서갑 결과도 시스템 공천 일부라고 한다'는 질문에 "완전 거짓말"이라며 "'(현역 의원) 평가에서 30% 이하는 감점, 도덕적 결함이 있을 때 경선 배제'가 (공천) 대원칙이다. 저는 대원칙에 어긋나는 것이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배제됐다. 이것은 정무적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유경준(서울 강남병·초선) 의원도 전날 고동진 전 삼성전자 대표를 후보로 확정한 공관위의 결정에 공개 반발했다. 유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공관위에 보낸 이의 신청서를 공개하면서 “재심사를 청구한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어제 CBS 노컷뉴스에서는 본인이 신연희 전 강남구청장을 포함한 총 7명의 신청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49%라는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며 "공관위에 CBS 노컷뉴스 보도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 공천 원칙과 달리 우선 추천을 결정한 사유, 이런 결정을 한 공관위의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소명을 요구하는 바"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에서 실시한 저 유경준의 경쟁력 조사 수치는 49.8%이고, 2등 후보는 20% 초반으로 확인됐다"며 "이는 단수추천 기준인 '1위 후보의 지지율이 2위 후보보다 2배 이상 사항'에 해당된다. 만약에 사실과 다르다면, 공관위는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해 시스템 공천에 문제가 없었다는 점을 확인해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은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유 의원의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높다는데 컷오프됐다. 유승민계에 불이익을 준 것인가'라는 질문에 "전체 틀에서 운영됐다고 보면 된다"며 "서초와 강남은 새로운 인재를 발굴하는데 포커스를 뒀다"고 말했다. 그는 홍 의원의 이의제기에 대해서는 "들어보겠다"고 답했다.

이채익(울산 남갑·3선)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가 ‘국민 추천제’ 대상으로 지정된데 대해 반발하며 탈탕 후 무소속 출마를 시사했다. 그는 전날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이 저를 버렸다. 절대 좌절하지 않겠다. 더욱더 단단하게 전진하겠다”며 “잠시 떠나더라도 승리해서 복귀하겠다”라고 했다. 

공천에서 배제된 부산 서동구 안병길 의원도 보도자료를 통해 "공관위 결정에 아무런 흠결이 없는 것인지, 정치적 파장이 우려되어 배제됐다는 논리가 당에서 표방한 시스템 공천에 있는 기준인지 비대위에서 결론을 내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전처의 투서로 인해 심사가 보류돼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소명서를 상세하게 제출했다"며 "이혼이 죄는 아니지 않느냐,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른 전과자도 아니다"라고 했다. 

공관위는 이날 오후 추가로 입장을 내고 "일부 후보자가 강남병은 단수추천 기준에 해당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유 의원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그러면서 "본선 경쟁력 조사 결과 1위 후보 49.6%, 2위 후보 41.3%, 3위 후보 38.1%, 4위 후보 35.2%, 5위후보 34.0%로 단수공천 요건에 해당되지 않고 오히려 모든 후보의 본선경쟁력이 정당지지율(58.6%)에 많이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우선추천 요건에 해당된다"며 "공관위는 시스템 공천에 입각해 원칙과 기준을 갖고 공천심사에 임했다. 허위사실에 기반해 시스템 공천을 부정하는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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