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원물가 역주행하는 먹거리
[미디어펜=이미미 기자]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가 11개월째 하향 보합세지만, ‘먹거리 물가’는 반대로 고공행진하고 있다. 정부 물가 안정 목표인 2%대에서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2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110.34(2020년=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2.5% 올랐다.

   
▲ 10일 통계청 KOSIS에 따르면 식료품 중 과일 물가지수는 지난달 161.39로 1년 전보다 38.3% 뛰어올랐다. 이는 1991년 9월(43.3%) 이후 32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사진=미디어펜DB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 상승률은 작년 3월 4.0%에서 4월 3.9%, 5월 3.8%로 하락하다가 6월 3.3%까지 낮아졌다. 이듬달 3.2%로 내려온 후 작년 8∼10월 3.1%를 유지했다. 작년 11월(2.9%)에는 20개월 만에 처음 2%대로 진입했다. 이후 작년 12월 2.8%, 올해 1월 2.5%로 추가 하락해 지난달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신선식품 물가지수는 지난달 작년 동월과 비교해 20.0% 급등했다. 2020년 9월 20.2% 상승한 이후 3년 5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신선식품 지수는 신선 어개·채소·과실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으로 작성한 수치다. 올해 기상 여건과 작황 부진의 영향으로 과일, 채소 물가가 치솟으면서 신선식품 지수가 큰 폭으로 오르는 데 영향을 미쳤다.

신선식품 물가상승률은 2023년 7월 2.2%에서 크게 뛰어 같은 해 10월(13.3%) 두 자릿수대에 진입했다. 작년 12월(14.5%)에 이어 올해 1월(14.4%)까지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기준 신선식품 물가상승률(20.0%)과 근원물가 상승률(2.5%) 차이는 17.5%포인트(p)에 달한다. 두 지수 간 차이는 2022년 10월(18.6%p) 이후 가장 크다.

정부는 3∼4월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에 역대 최대 수준인 600억 원을 투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6일 정부청사에서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물가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2%대 물가 안착을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통계청 KOSIS에 따르면 지난 1∼2월 식료품 물가지수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6.7% 올랐다. 이는 1∼2월 기준으로 2021년(8.3%)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디어펜=이미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