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3월 열리는 A매치, 태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2연전에 나설 한국 축구대표팀 명단이 확정됐다. 대표팀 명단 발표를 앞두고 그동안 특히 두 선수의 발탁 여부로 많은 축구팬들의 관심이 쏠렸다. 두 선수는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과 이승우(26·수원FC)다.

황선홍 축구대표팀 임시감독은 11일 태국과 2연전에 출전할 대표선수 23명을 발표했다. 캡틴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대표팀의 주축으로 활약해온 선수들이 대부분 포함됐고, K리그1 득점왕 출신 주민규(울산HD)는 처음 대표팀에 발탁되는 영광을 안았다.

관심을 모았던 이강인과 이승우는 희비가 엇갈렸다. 이강인은 다시 발탁됐고, 대표팀 복귀가 기대됐던 이승우는 이번에도 제외됐다.

   
▲ 11일 발표된 국가대표팀 소집 명단에 이강인(왼쪽)은 포함됐고 이승우는 제외됐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로 3월 A매치 두 경기에 한해 임시로 대표팀 임시감독을 떠맡은 황선홍 감독(올림픽대표팀 감독)은 왜 이강인은 뽑고 이승우는 안뽑은 것일까. 황 감독은 명단 발표 후 기자회견을 통해 그 이유를 직접 밝혔다.

이강인의 경우 대표팀 발탁 여부를 두고 많은 논란이 있었다. 이강인이 지난 달 막을 내린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대표팀 주장 손흥민에게 대들며 물리적 충돌을 빚었기 때문이다. 충격적인 '하극상'에 이강인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셌다. 이강인은 팬들에게 사과를 하고, 영국 런던으로 가 손흥민을 만나 직접 사과하고 용서를 구했다. 손흥민은 이강인을 용서하고 따뜻하게 감싸줬으나, 적어도 이번 3월 소집되는 대표팀에 이강인을 선발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도 여전히 많았다.

이강인을 대표팀 명단에 포함시킨 황선홍 감독은 "(갈등 당사자인) 이강인, 손흥민과 직접 소통했다. 이강인이 축구 팬들과 여러분들에게 진정성 있게 사과하길 원하고, 손흥민도 '이강인을 보듬어 안고 화합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얘기했다. 저도 그런 생각이 있어서 선발했다"면서 "(둘의 충돌이)이강인과 손흥민의 문제라고 생각하는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 안에 있는 팀원들, 코치진 등 모든 구성원들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 책임감을 가져야 하고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죄송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태국과 2연전은 국민들께 속죄해야 하는 마음으로 치러야 한다. 선수들도 저와 같은 마음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황 감독은 "결정은 감독인 제가 했다. 이강인을 부르지 않고 다음으로 넘어가면 위기를 넘길 수는 있다. 그렇더라도 이번에 안 부르고 다음에 부른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강인이 한국에 들어오면 언제든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저는 감독뿐 아니라 다른 역할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선수단에 문제는 언제나 있다. 중요한 건 얼마나 빨리 푸느냐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한다면 더욱 단단해지는 요소가 될 것이다. 운동장에서 일어난 일은 운동장에서 최대한 푸는 것이 중요하다"는 소신을 밝혔다.

이강인이 사과도 하고 용서도 구한 만큼 대표팀에 합류시켜 기회를 주고, 이를 계기로 대표팀이 다시 하나로 뭉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황 감독의 생각이었다.

   
▲ 황선홍 감독이 대표팀 소집 명단을 발표한 후 선수 선발과 관련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반면 이강인처럼 어려서부터 천부적인 축구 재능을 뽐내 바르셀로나 유스팀 등을 거치며 해외 무대 경험을 많이 하고 2018 러시아 월드컵에도 출전했던 이승우는 이번에도 대표팀에 복귀하지 못했다. 이승우는 수원FC 유니폼을 입고 국내로 돌아와 K리그 무대에서 뛰면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2022년 14골 3도움, 지난 시즌 10골 3도움으로 꾸준한 활약을 했고 이번 시즌 들어서도 인천유나이티드와 개막전 결승골, 2라운드 전북현대전 선제골을 넣으며 좋은 컨디션을 과시했다.

대표팀 명단 발표 이틀 전인 지난 9일 직접 수원FC-전북전을 현장에서 지켜보며 이승우의 활약을 확인했던 황선홍 감독이지만 이날 발표된 대표팀 명단에 이승우의 이름을 넣지 않았다.

황선홍 감독은 이승우 제외 이유에 대해서는 "경기장에서 이승우를 확인했다. 코치진과 미팅할 때도 마지막까지 이승우에 대해 논의했다"며 많은 고민을 했다고 전하면서 "그러나 (대표팀 구성) 조합이나 여러 측면을 봤을 때 선발하지 못했다.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황 감독은 "이승우뿐 아니라 K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에게 '대표팀 문은 항상 열려 있다'고 말하고 싶다. 포기하거나 실망하지 말고 정진하길 바란다"고 조언하며 "이승우는 (선발하지 못한 것을) 아쉽게 생각하는 부분"이라고 거듭 아쉬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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