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과 경영권 다툼 지속…지분 확보에 집중
고려아연 배당금 늘리라면서 영풍은 과소배당 지적
올해도 사망사고 발생에 석포제련소 폐쇄 요구도 나와
[미디어펜=박준모 기자]영풍이 고려아연과의 경영권 분쟁에 나서면서 19일 열리는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경영권 분쟁에만 열을 올리면서 주주가치 제고나 안전경영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영풍 석포제련소 전경./사진=영풍 제공


◆영풍, 낮은 배당성향 불구…‘고려아연에는 배당금 늘려라’

13일 업계에 따르면 영풍은 오는 20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1주당 배당금 1만 원을 지급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172억 원으로 시가배당율은 1.9%다. 

문제는 영풍의 배당성향이 매우 낮다는 데 있다. 영풍은 지난 2017년 1주당 1만 원 배당을 실시했는데 8년이 지난 올해도 배당금을 1만 원으로 책정했다. 

영풍 측에서는 영업손실이 나는 상황에서도 배당금을 줄이지 않고 유지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영풍의 지난해 말 기준 이익잉여금이 3조8129억 원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주들은 배당이 낮다는 의견을 내비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영풍은 고려아연의 배당금 관련해 반대의견을 냈다. 고려아연은 결산 배당금으로 5000원을 지급한다는 안건을 상정했는데, 이에 대해 영풍은 전년 대비 5000원이 적다며 배당금 1만 원 지급을 주장하고 있다. 

업계 내에서는 영풍의 주장에 대해 고려아연의 최대주주가 영풍이라 배당금이 줄어드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영풍은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상태다. 영풍은 지난해 영업손실 1698억 원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특히 고려아연의 배당성향이 56.7%로 높은 수준이다. 자사주 소각까지 포함하면 배당성향은 76.3%로 높아지는데 영풍의 배당성향이 5%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로남불이라는 지적도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영풍의 주주환원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데 고려아연에게 배당금을 높이라고 하는 것은 지나치다”라며 “영풍은 고려아연과 경영원 다툼을 벌이기보다 주주 환원률을 높이고,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경영권 다툼에 안전은 ‘뒷전’?

영풍이 고려아연과의 경영권 분쟁에 집중하고 있는 사이 안전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영풍 석포제련소에서는 지난 8일 공장 냉각탑 청소를 하던 하청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12월에도 비소 중독사고가 발생하면서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불과 3개월 만에 안전사고가 재차 발생했다. 1997년 이후로 보면 총 14명의 노동자가 작업 중 사망했다.

이에 지역 환경 단체들은 석포제련소 폐쇄까지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단체들은 석포제련소가 안전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데다가 환경오염까지 일으키고 있다며 폐쇄나 이전을 주장하고 있다. 

환경 문제 역시 영풍의 발목을 잡고 있다. 영풍 석포제련소는 수질오염물질 배출로 인해 경북도청이 60일의 조업정지 처분을 내렸는데 현재 이와 관련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실제로 조업정지 처분을 받게 된다면 큰 손실이 볼 것으로 예상된다. 제련소의 경우 60일 조업을 멈추게 되면 6개월 이상의 생산 차질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업계 내에서는 영풍이 고려아연이 지분 확보에 열을 올릴 게 아니라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실제 영풍은 지난해에만 고려아연 주식 11만2093주를 538억 원을 들여 취득했다. 또 영풍 오너 장형진 고문 일가는 계열사와 개인회사 등을 활용해 고려아연의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영풍이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 관련 투자를 늘려야 하는 상황이지만 자금을 고려아연 지분을 확대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며 “결국 고려아연과의 경영권 다툼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지분을 늘리면서 대응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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